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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파면 당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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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muli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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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파면됐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두 번째 대통령 파면이다. 2024년 12월 3일 대통령이 '헌정질서 수호'를 명분으로 앞세워 계엄 선포를 했지만, 되레 '헌법을 유린한 국가 원수'로 전락해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한 헌법재판소는 "계엄 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행위여도 사법심사 대상이 되고, 소추 절차는 국회 재량이며, 의결 과정이 적법했다면 탄핵소추권이 남용됐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는 대한민국 정치권과 국민들을 향해 '관용과 타협'을 당부했다.

타운뉴스는 매주 금요일 마감한다. 그래서 타운뉴스 칼럼은 적어도 목요일 저녁이면 대충 윤곽이 잡히고 늦어도 금요일 오전 중에는 완성이 되어 편집국으로 넘어가야 한다. 그런데 이번 주는 목요일 밤부터 쓰기 시작했다. 지난주부터 구상하고 쓰고 있던, 거의 완성된 글을 중단하고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왜 그런가를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으리라.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고,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때려잡기 위해 법을 위반해도 좋다는 논리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 간혹 대한민국 정치사에 관한 논의를 하다보면 가장 우리들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지점이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대통령의 독재가 없었으면 오늘날과 같은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을 가져올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아주 이상한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발전과 대통령의 독재를 맞바꾸려는 듯한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먹힐 수 있었던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못 먹고 못 사는 것보다는 잘살게 되었으니까 그 정도의 독재를 견뎌내야 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렵고 힘든 고난의 시절을 보냈어도 잘살아 보자는 정신 하나로 온 국민을 몰아세우며 정권을 장악하고 종횡무진하는 독재자의 총칼이 무서워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끼니 걱정 없이 살게 되었다고 믿는 착각 속으로 우리들 스스로 최면을 걸어 넣었던 것은 아닌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독재자에 의해 무자비하게 죽어나갔는가? 나는 초등학교 어린 아이 때 5·16 직후에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퇴직당하는 모습을 보았다.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군사 문화에 의한 교육에 의해 완전히 사고를 지배당했다. 아울러 교사가 되어서는 아주 사소한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함께 근무하던 한 여교사가 교사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순간을 목도했다. 이미 타운뉴스 칼럼(792호, 2010년 5월 2일자)으로 소개했던 사건이라 다시 언급하지는 않겠다. 보다 더 심각한 것은 죄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고 목숨을 잃었다. 그 대통령은 결국 자신이 아끼던 심복 중의 한 사람이 쏜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두었다. 그는 물론 그와 함께 힘을 합쳐 일했던 그의 수족들 중의 그 누구 하나도 아직까지 단 한 마디 사과도 없었다. 오히려 그의 딸은 대통령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딸은 탄핵으로 파면된 첫 번째 대통령이 되었다.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 그는 법을 전공해서 평생을 검사로 살다가 시국을 잘 만나 대통령까지 되고나서 그릇된 사고와 논리를 앞세워 계엄을 단행했다. 지극히 시대착오적인 극단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되었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필자는 사실 엄청 고심했다. 만일 대통령의 위헌을 앞에 언급한 그런 논리로 지적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전개될 또 다른 사안들에 대해 어떻게 바른 판결을 내릴 것인가. 또, 우리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어떻게 믿는단 말인가?

판결이 있기 이틀 전, 선배들과 식사를 하면서 이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87세의 선배가 늘 하던 말을 또 다시 꺼냈다.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그 어리석은 사람 이야기를 왜 하냐고 하니, 그럼 이모(某)가 대통령 해야겠냐고 물었다. 난 더 이상 이야기하기 싫었다. 이 무슨 억지 논리란 말인가?

사실 필자도 헌재에서 탄핵이 기각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다. 대한민국 헌정사에 두 번이나 탄핵으로 파면되는 대통령을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짧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헌재의 대법관들은 엄정하고 공정했다. 잘못을 하나하나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으로서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었을 거라고 인지상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거다. 헌법을 위반하면서까지 계엄을 단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논리가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목적을 위해 법을 위반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사람들은 똑같이 단죄해야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도덕과 윤리, 법을 여러 차례 위반한 사람들이 정치적 지도자가 되어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국민들 앞에 나서는 일은 없어야겠다.

헌재의 판결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한다. 그 이유는 그 판결이 완전해서가 아니다. 대한민국을 유지하기 위해 합의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파면 당하는 대통령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

타운 뉴스    4.7.2025 발행 제 1571 호         안창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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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옮긴이 문병길

 

위 칼럼 내용과 첨언 내용은 mulidae.com의 생각과 무관 합니다.

 
Posted : 08/04/2025 7:33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