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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의 세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평등과 불신이 폭발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시위와 항의는 단순한 소란이 아니라, 그 사회 내부에서 쌓아온 균열이 더 이상 감춰지지 않는 순간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언어와 역사,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공통으로 마주한 질문은 하나다.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물음은 경제적 고통에서 시작되었지만, 정치 체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중동의 이란에서는 2025년 말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가 2026년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폭발했다. 통화 가치 급락, 고물가, 청년 실업이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초기 경제 요구는 곧 체제 전복 시도로 확대됐고,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100여 도시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의 강경 진압과 인터넷 차단은 일시적 침묵을 만들었으나, 정부에 대한 신뢰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어져버리고 말았다. 미국의 개입 위협과 국제 사회의 비난 속에서 이란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이는 권력의 폐쇄성과 표현 억압이 시민의 분노를 키운 전형적 사례다.
남미의 베네수엘라도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경제 붕괴와 정치 갈등이 지속되던 중, 2026년 1월 3일 미국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여 미국으로 압송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정부를 이끌지만, 석유 생산량 급감과 고인플레이션으로 시민들의 삶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미국의 제재와 석유 통제 압박이 더해지면서 사회 분열은 깊어지고, 회복의 길은 불투명하다. 이는 외부 개입이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
페루에서는 정치 불안정이 반복되고 있다. 2025년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탄핵 후, 호세 제리 임시 대통령 체제에서 범죄와 폭력이 급증했다. 2026년 1월 리마와 칼라오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운송업자들의 파업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살인과 강탈 증가로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으며, 4월 대선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에콰도르 역시 갱단 간 교도소 폭동과 ‘내부 무력 분쟁’ 선언으로 사회 충돌이 심화됐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 여러 국가에서도 물가 상승과 복지 개편을 둘러싼 항의가 일상화됐다. 공통적으로 경제 위기가 불씨가 됐지만, 부패와 정치 불신이 불을 키웠다.
이러한 현상은 개발도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선진국조차 불평등 심화와 정치 소외가 민주주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제도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신뢰와 정치적 책임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미국에 이주해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로서 우리는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내세워 세계에 개입해 왔지만,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외부 힘의 논리가 항상 해답은 아니다. 각 사회가 스스로 신뢰를 재건하고, 시민 삶을 지탱하는 제도를 만드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남가주 한인들은 이 문제를 깊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독재와 정치적 혼란, 경제 위기를 경험한 세대다. 동시에 미국의 법치와 제도 아래 민주주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먼 나라의 시위를 단순히 뉴스로 치부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건강한가? 시민으로서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로 이어가야 한다.
거리의 시위와 함성은 파괴가 아닌 경고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설 때, 그 사회는 이미 내부에서 고통받고 있었다. 이란과 남미의 현실은 권력이 신뢰를 잃을 때의 대가를 보여준다. 2026년 1월 현재, 이란의 피비린내 나는 진압과 베네수엘라의 급변은 자유가 저절로 유지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경제 안정, 공정 기회, 책임 정치가 함께할 때만 자유는 지켜진다.
타운뉴스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이런 물음을 지속적으로 던지겠다. 세계 혼란의 시국을 바라보며 우리 사회의 가치를 돌아보는 것, 그것이 바로 타운뉴스의 사명이다.
타운뉴스 1613호 2026.1. 발행인 안창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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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뉴스 칼럼 ‘세계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경고‘(vol 1613)는 지구촌 여러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혼돈과 패권다툼, 그리고 무질서의 극치를 함축있게 요약하며 공동의 선을 위한, 남의 일이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임을 환기시키는 좋은 칼럼이어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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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문병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