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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을 맞이하며
한 해가 저물어 간다. 일상에서 비슷한 순간을 자주 맞이하지만, 해가 바뀌는 시점에는 유독 마음이 깊어진다. 2025년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2월의 문턱을 넘어섰다. 하루하루는 평범해 보이지만, 그 하루들이 모여 한 주일, 한 달을 만들고, 또 하나의 계절과 한 해를 만들어낸다. 그 흐름 속에서 우리는 지난날의 걸음을 돌아보면서 앞으로의 길을 조용히 그려본다. 시간은 늘 그렇듯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 대신 날마다 새로운 기회를 선물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내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잊기 쉽다. 때로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방향을 잃기도 한다. 문득 멈춰 서면 “나는 지금 제대로 걸어가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삶과 실제의 삶이 얼마나 닮아 있는가”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이 질문들은 불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실은 우리 내면이 보내는 중요한 신호다. 앞으로 더 나아지기 위한 출발점이 바로 이런 순간에 생겨난다.
그럴 때마다 생각나는 말이 있다.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을 때 진짜 잘못이 된다는 뜻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 삶 속에는 알고도 방치한 습관, 계속 미뤄두었던 변화, 마음속에서만 머물렀던 결심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해 지나치게 자책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실수하고, 누구나 미룬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다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다. 변화를 향한 첫걸음은 언제나 아주 작고 소박한 결심에서 시작된다.
작은 결심들이 쌓이면 결국 삶이 달라진다. 오늘의 선택이 내일을 바꾸고, 내일의 태도가 주변 사람의 마음을 바꾼다. 나의 한 걸음이 가족에게 따뜻한 바람을 일으키고, 한 가정의 밝고 명랑한 분위기가 이웃과 공동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우리가 “나 하나쯤이야 뭐”라고 생각하며 지나쳤던 사소한 행동이 사실은 사회의 온도를 바꾸는 씨앗이 되기도 한다. 그만큼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일거수 일투족(一擧手一投足)은 소중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 이 시점에 다시 새롭게 다짐한다. 남은 날들을 ‘또 다른 첫날’처럼 살아가자고. 같은 하루라도 마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도전해보지 못한 일에 용기를 내고, 두려워서 멀리했던 가능성을 다시 바라보고, 한마디 따뜻한 말을 건네는 일이 결국 우리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작은 격려들이 쌓이면 어느새 우리들의 삶 전체가 조금씩 변화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올해를 보내며 가장 깊이 느끼는 것은 결국 모든 노력의 중심에는 ‘사랑’이 있다는 점이다. 가족을 돌보는 마음, 동료를 생각하는 배려, 공동체를 향한 책임감, 사회를 위한 작은 실천까지 모두 사랑이라는 한 단어로 연결된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며, 삶의 방향을 바로잡아주는 나침반이다. 누군가에게 건넨 따뜻한 마음은 계절을 넘어 삶 전체를 변화시키는 온도가 된다.
잠시 주변을 돌아보면 이미 우리는 많은 사랑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의 응원, 말 없는 배려, 어려움 속에서 전해진 도움의 손길은 지친 마음을 다시 일으키고 내일을 향한 발걸음을 든든하게 한다. 이런 작은 온기들이 쌓여 삶의 풍경을 바꾼다.
이제 우리는 또 한 번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서 있다. 다가오는 2026년을 향해 마음을 다시 다잡아본다. 올해의 아쉬움은 겸허히 받아들이고, 내년의 희망은 자신 있게 품어보자. 나의 긍정적인 태도, 우리 가정의 따뜻한 분위기, 내가 속한 공동체의 정성 어린 행동이 모이면 우리 사회는 반드시 더 단단해지고 따뜻해질 것이다.
“만사에 감사하며 건강하게 서로 사랑하며 살자!” 이 한 문장은 다가오는 해에 우리가 품어야 할 가장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족, 친구, 이웃, 그리고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감사와 따뜻함을 전해보자. 우리의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겐 하루를 밝히는 빛이 될 것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최선을 다해 살아온 타운뉴스 독자 여러분께 진심 어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남은 시간들은 정성과 사랑으로 차분히 마무리하고, 2026년을 향해 더욱 힘차고 따뜻하게 나아가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타운뉴스 2015.12.1 안창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