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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자유 계시판 - Mulidae Forum				            </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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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Mulidae Discussion Board</description>
            <language>en-US</language>
            <lastBuildDate>Wed, 13 May 2026 13:38:40 +0000</lastBuild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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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상징을 넘어 전략으로 - 미셀 스틸 대사 지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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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8 Apr 2026 20:16:00 +0000</pubDate>
                        <description><![CDATA[상징을 넘어 전략으로 - 미셀 스틸 대사 지명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셸 스틸 전 연방하원의원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했다는 소식은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년 3개월 이상 공석이던 자리에 정치인 출신, 그것도 한국계 인사가 낙점됐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기대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감정...]]></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span>상징을 넘어 전략으로 - 미셀 스틸 대사 지명</span></div>
<p><span>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셸 스틸 전 연방하원의원을 주한 미국대사로 지명했다는 소식은 한미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년 3개월 이상 공석이던 자리에 정치인 출신, 그것도 한국계 인사가 낙점됐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기대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감정적 환영과는 별개로 이 인사가 갖는 실제적 의미를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span></p>
<p>&nbsp;</p>
<p><span>미셸 스틸 지명의 1차적 의미는 ‘상징성’이다. 북한에서 탈출한 실향민의 딸로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성장하고, 1970년대 후반 미국으로 이주해 정치권에서 커리어를 쌓은 그의 이력은 한미 양국을 잇는 문화적 가교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한국어·일본어·영어 3개 국어 구사 능력과 정서적 이해는 외교 현장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여기에 California State Board of Equalization 위원으로서의 경력은 단순한 정치인이 아니라 재정·세무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span></p>
<p><span>하지만 이번 인사를 단순히 ‘우호적 신호’로만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국의 대사 임명은 철저히 자국의 이익과 정치적 신뢰를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미셸 스틸은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 진영과 정치적 코드가 맞는 인물로 평가받아 왔으며, 이는 곧 이번 지명이 ‘전략적 선택’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즉, 한국을 배려한 인사라기보다 미국의 정책 방향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카드라는 말이다.</span></p>
<p><span>그렇다면 실제 한미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예상되는가. 먼저 안보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한미동맹은 이미 구조적으로 안정된 상태이며, 주한미군과 확장억제 체계는 특정 인물에 따라 흔들릴 성격의 사안이 아니다. 다만 북한 인권 문제와 같은 이슈는 보다 적극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스틸의 개인적 관심사이자 공화당 외교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span></p>
<p><span>실제로 스틸 전 의원은 의회 활동 기간 내내 북한 인권 문제의 강경한 옹호자였다. 그녀는 “나의 부모는 북한에서 사회주의로 모든 것을 잃었지만, 미국에서 더 나은 삶을 일구었다. 나는 사회주의의 위협을 잘 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중국 내 탈북민 보호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법안을 주도했다. 2024년에는 탈북민 망명 보호 강화와 중국 내 탈북민 인권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은 앞으로 주한대사로서 북한 인권 문제를 한미 협의 테이블에 보다 구체적으로 올릴 수 있는 굳건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span></p>
<p><span>보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경제다. 향후 한미 관계는 안보보다 경제에서 더 많은 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배터리, 공급망 재편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은 이미 ‘자국 중심 재편’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무·재정 전문가 출신 대사의 등장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무역 불균형, 투자 조건, 산업 정책 등에서 한국에 대한 요구와 압박이 보다 구체적이고 정교해질 가능성이 높다. 스틸의 재정 전문성은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 기조를 한국 산업 현장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span></p>
<p><span>대중국 정책 역시 가장 큰 변수다. 미국은 동맹국들에게 중국 견제에 대한 보다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그 선택의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미셸 스틸 체제에서는 이러한 요구가 보다 직설적으로 제기될 수 있다. 그녀는 의회에서 중국 관련 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캘리포니아 항구와 대학, 기술 분야에서의 중국 잠재적 영향력을 폭로하고, 대만 민주주의 지원 법안과 중국 연계 대학에 대한 연방 자금 제한 조치를 주도했으며, “아시아 국가들의 자유를 위해 중국에 맞서 싸우자”고 공개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언과 입법 행보는 앞으로 주한대사로서 한국 정부에 중국 견제 동참을 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한국 외교의 전략적 유연성을 시험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span></p>
<p><span>외교 스타일의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직업 외교관이 조율과 균형을 중시한다면, 정치인 출신 대사는 메시지와 속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즉, 보다 분명한 입장 표명과 압박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때로는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지만, 동시에 불필요한 마찰을 키울 가능성도 내포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거래적 외교’ 스타일과 맞물리면 한미 간 소통 속도는 빨라지되, 한국 측의 사전 조율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span></p>
<p><span>이번 인사는 ‘기회’이면서 동시에 ‘도전’이다. 한국계 인사라는 이유만으로 낙관하기에는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한미동맹은 감정이 아니라 이해관계로 움직이며, 미국의 기본 기조는 언제나 자국 우선이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이번 변화를 단순한 외교 이벤트로 소비할 것이 아니라, 보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특히 경제·통상 분야에서는 스틸 대사의 재정 전문성을 활용한 선제적 협상 채널을 구축하고, 중국 관련 압박에 대해서는 국익 중심의 명확한 원칙을 미리 세워야 한다.</span></p>
<p><span>지금 필요한 것은 기대를 경계하는 냉정함과 동시에 기회를 포착하는 전략적 사고다. 감정적 환영을 넘어 냉정한 분석과 치밀한 대응이 뒤따를 때, 이번 인사는 비로소 기회로 전환될 수 있다.</span></p>
<p>    타운뉴스 2026 4 13  1624호    안창해 칼럼</p>
<p>----------------------------------------------</p>
<p>옮긴이 문병길</p>
<p>&nbsp;</p>]]></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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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란 전쟁, 승리보다 출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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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6 Apr 2026 04:53:49 +0000</pubDate>
                        <description><![CDATA[이란 전쟁, 승리보다 출구

세상의 모든 전쟁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구조는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지금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그리고 중동에서 동시에 그 반복을 목격하고 있다. 겉으로는 전혀 다른 갈등처럼 보이지만,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전쟁은 언제나 유사한 경로를 따라 흘러간다.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
<div>이란 전쟁, 승리보다 출구</div>
</div>
<p><span>세상의 모든 전쟁은 서로 다른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구조는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지금 우리는 우크라이나에서, 그리고 중동에서 동시에 그 반복을 목격하고 있다. 겉으로는 전혀 다른 갈등처럼 보이지만, 냉정하게 들여다보면 전쟁은 언제나 유사한 경로를 따라 흘러간다.</span></p>
<p><span>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이제 분명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초기의 기동전은 사라지고 전선은 고착화되었으며, 전쟁은 철저한 소모전으로 변했다. 러시아는 결정적인 승리를 얻지 못했고, 우크라이나 역시 버텨냈지만 그 대가는 막대했다. 전쟁의 본질은 이미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버티느냐’로 바뀌었다.</span></p>
<p><span>이 구조는 명확한 결과를 낳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점점 줄어든다. 전쟁은 길어질수록 승리의 의미 자체를 약화시키고, 결국 모두를 소모시키는 방향으로 흘러간다.</span></p>
<p><span>이러한 틀은 현재 중동의 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란과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갈등, 그리고 그 배후에 얽힌 미국과 주변 국가들의 이해관계는 단순한 충돌을 넘어 복합적인 구조로 확장되었다. 2월 말 미·이스라엘의 직접 타격과 이란의 보복, 대리전, 해상 긴장 등으로 전선이 급속히 분산되면서 에너지 공급망까지 흔들렸다. 최근 파키스탄 중재 휴전 합의가 나왔으나, 레바논 등 잔여 긴장이 여전하다.</span></p>
<p><span>초기 군사적 대응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대는 적응하고 대응 방식은 진화한다. 그 결과 전선은 넓어지고, 충돌은 장기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이미 확인된 패턴이다.</span></p>
<p><span>두 전쟁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첫째, 빠른 승리를 전제로 시작된 전략이 장기화되면서 변질되었다. 둘째, 외부 변수의 개입이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서방의 지원이, 중동에서는 주변국과 국제 정세가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셋째, 경제적 부담이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군사비를 넘어 에너지, 물류, 금융 시장까지 충격이 확산된다.</span></p>
<p><span>그러나 차이점도 존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비교적 명확한 전선과 영토를 둘러싼 충돌이라면, 중동의 갈등은 훨씬 더 비대칭적이고 분산된 형태를 띤다. 다양한 세력과 지역이 얽힌 복합 전장이라는 점에서 파급력 또한 더욱 빠르고 광범위하다. 특히 해상로와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긴장은 세계 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요소다.</span></p>
<p><span>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전쟁이 향하는 방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장기화될수록 어느 쪽도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손실만 누적되는 구조로 빠져든다는 점이다. 아무리 정교한 군사적 타격이라도 그것이 전쟁의 종결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사례가 증명하고 있다.</span></p>
<p><span>문제는 시간이다. 전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선택의 폭을 좁힌다. 초기에는 가능했던 정치적 해법이 점점 사라지고, 결국 남는 것은 더 큰 비용을 치르는 군사적 대응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로 그 전형적인 사례다.</span></p>
<p><span>현재 중동 상황은 휴전 합의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소모전으로 접어들 위험이 여전하다. 충돌이 반복되고 긴장이 누적될수록 상황이 통제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한 번 그 선을 넘어서면 전쟁은 전략이 아니라 관성에 의해 지속된다.</span></p>
<p><span>최근에는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접촉과 중재 시도, 휴전 합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이러한 움직임 자체는 분명 중요한 신호다. 중요한 것은 결과의 내용보다, 전쟁의 방향을 바꾸려는 의지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얻을 수 있는 것이 줄어든다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가능한 한 빨리 출구를 찾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쪽의 패배가 아니라, 모두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결단이다.</span></p>
<p><span>전쟁은 언제나 ‘조금만 더’라는 유혹 속에서 길어진다. 그러나 그 ‘조금’이 쌓이면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이른다. 우리는 이미 그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span><br /><span>지금 필요한 것은 승리가 아니라 방향의 전환이다. 더 늦기 전에 멈출 수 있는 용기, 그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며, 동시에 가장 어려운 선택이다. 바로 그 선택이야말로 더 큰 파국을 막는 유일한 길이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그 대가는 모두가 함께 치르게 된다.</span></p>
<p>    타운뉴스  4/13  1024호  안창해 칼럼 </p>
<p>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p>
<p>옮긴이 문병길 </p>
<p>위 내용은 문리대 웹의 생각과 무관합니다.                           </p>]]></content:encoded>
						                            <category domain="https://mulidae.com/community/jayoo/">자유 계시판</category>                        <dc:creator>visitor mulidae</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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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알수록 어려운 사람 공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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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09 Apr 2026 18:26:04 +0000</pubDate>
                        <description><![CDATA[알수록 어려운 사람 공부
얼마 전 선배가 다른 선배 한 분을 모시고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약속한 식당에 갔더니 선배가 세 분을 더 모셔와 여섯 명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그 가운데 두 분은 예전에 뵌 적이 있었지만, 한 분은 처음 보는 분이었다.
&nbsp;
식사가 시작되자 선배가 양주 한 병을 꺼냈다. 프랑스산 브랜디, 흔히...]]></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span>알수록 어려운 사람 공부</span></div>
<p><span>얼마 전 선배가 다른 선배 한 분을 모시고 함께 식사하자고 했다. 약속한 식당에 갔더니 선배가 세 분을 더 모셔와 여섯 명이 한 테이블에 앉게 되었다. 그 가운데 두 분은 예전에 뵌 적이 있었지만, 한 분은 처음 보는 분이었다.</span></p>
<p>&nbsp;</p>
<p><span>식사가 시작되자 선배가 양주 한 병을 꺼냈다. 프랑스산 브랜디, 흔히 말하는 꼬냑이었다. 사실 우리가 먹고 있던 음식과는 썩 어울리는 술은 아니었다. 한식당에서 해물탕과 생선찜, 갈비를 시켜 놓고 꼬냑을 마신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한 풍경이었다. 운전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잔을 비워둘 수밖에 없었고, 세 분만 술을 마셨다.</span></p>
<p><span>술이라는 것은 참 묘한 물건이다. 병 속에 있을 때는 단순한 액체일 뿐이지만 사람이 마시는 순간 전혀 다른 무엇으로 변한다. 어떤 사람에게는 기분 좋은 약이 되고, 어떤 사람에게는 억눌렸던 감정을 풀어내는 도구가 된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말의 홍수를 터뜨리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span></p>
<p><span>그날 내 맞은편에 앉았던 80대 중반의 어르신이 바로 그랬다. 오렌지카운티 한인회를 누구와 함께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시작해 각종 한인 단체의 장을 지냈다는 이야기, 이미 세상을 떠난 한국의 대통령 한 분과 얼마나 가까웠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어졌다. 기관차처럼 달리기 시작한 그분의 이야기는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span></p>
<p><span>모임을 주선한 선배는 맞장구를 치면서도 슬쩍 화제를 바꾸려는 표정과 말투를 여러 번 보였다. 하지만 이미 속도를 낸 기관차는 쉽게 멈추지 않았다. 우리는 그저 시간의 흐름에 맡긴 채 식사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span></p>
<p><span>식사가 끝날 무렵이었다. 내 앞에 놓인 잔에 술이 가득 차 있는 것을 본 그 어르신이 괘씸하다는 듯 말했다. “잔을 비워야지요.” 나는 운전을 해야 해서 술을 못 마신다고 했다. 그러자 그분은 술을 남기면 안 된다면서 내 잔의 술을 자기 잔에 부으라며 술잔을 내밀었다.</span></p>
<p><span>나는 두 손을 모아 잔을 잡고 그분의 잔에 술을 부어 드렸다. 그분은 그것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는 호기롭게 잔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마 스스로 꽤 멋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아직도 저런 방식으로 사람들과 어울리려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span></p>
<p><span>며칠 뒤 모임을 주선했던 선배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날 미안했다며 다시 한 번 만나자고 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특히 선배가 그 어르신을 대하는 태도와 여러 가지 배려를 보며 마음공부 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사실 그날의 진짜 배움은 따로 있었다. 사람을 대하는 품격이란 목소리의 크기나 경력의 화려함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span></p>
<p><span>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일이 있었다. 어르신 몇 분이 함께 커피를 마시자고 해서 어떤 자리에 나갔다. 내가 대접하려고 커피와 파이를 주문하고 자리로 돌아왔는데, 약속했던 분들 외에 다른 한 분이 더 와 있었다. 그는 내 옆에 앉자마자 갑자기 물었다. “너 몇 살이야?” 대답하기 싫어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이번에는 “몇 년생이야?” 하고 다시 물었다. 나는 정중하게 말했다. “왜 반말을 하십니까?” 그러자 그분은 주먹을 내 뺨에 갖다 대며 말했다. “난 누구에게나 반말이야.”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이런 XX놈이 어디다 손을 대? 돌았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주변의 어르신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잠시 후 그분이 말했다.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구먼.” 내가 말했다. “네가 있어 내가 갈게.”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span></p>
<p><span>밖으로 걸어 나오면서 생각이 많아졌다. 조금 더 참았어야 했나. 내가 아직 수양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공자는 논어에서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고 했다. 군자는 조화를 이루되 무조건 같아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또 노자는 도덕경에서 故堅強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고견강자사지도, 유약자생지도)라고 말했다. 강하고 굳은 것은 죽음의 편에 속하고, 부드럽고 유연한 것은 삶의 편에 속한다는 뜻이다.</span></p>
<p><span>문제는 이 가르침 사이에서 우리가 어디에 서야 하는가이다. 무례함을 참고 넘기는 것이 덕일까, 아니면 부당함에 선을 긋는 것이 올바른 태도일까. 살다 보면 정답을 찾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이 그런 질문들 속에서 스스로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그 답을 완전히 찾지 못했다. 다만 한 가지, 사람을 통해 배우는 공부는 끝이 없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어떤 사람은 우리에게 인내를 가르치고, 어떤 사람은 존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거울처럼 보여 준다.</span></p>
<p><span>맹자는 “반구저기(反求諸己)”라고 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먼저 자신에게서 이유를 찾으라는 뜻이다. 요즘 나는 그날 일을 떠올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다음에 같은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보일 것인가. 아마도 인생의 수양이란 바로 그런 질문을 계속 붙잡고 사는 일인지도 모른다.</span></p>
<p>           타운뉴스 2026.4.6   안창해 칼럼</p>
<p>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p>
<p>문병길 옮김 </p>
<p>&nbsp;</p>]]></content:encoded>
						                            <category domain="https://mulidae.com/community/jayoo/">자유 계시판</category>                        <dc:creator>visitor mulidae</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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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네수엘라의 깜짝 우승</title>
                        <link>https://mulidae.com/community/jayoo/%eb%b2%a0%eb%84%a4%ec%88%98%ec%97%98%eb%9d%bc%ec%9d%98-%ea%b9%9c%ec%a7%9d-%ec%9a%b0%ec%8a%b9/</link>
                        <pubDate>Sun, 29 Mar 2026 06:41:22 +0000</pubDate>
                        <description><![CDATA[베네수엘라의 깜짝 우승
베네수엘라가 마침내 해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승리를 단순히 경기 결과로만 받아들인다면 이들이 만들어낸 의미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우승은 점수판 위의 숫자가 아니라, 무너진 나라의 꺼진 잿더미 속에서 다시 지펴낸 하나의 불씨였다.
이번 대회에서 베...]]></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span>베네수엘라의 깜짝 우승</span></div>
<p><span>베네수엘라가 마침내 해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사상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 승리를 단순히 경기 결과로만 받아들인다면 이들이 만들어낸 의미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이번 우승은 점수판 위의 숫자가 아니라, 무너진 나라의 꺼진 잿더미 속에서 다시 지펴낸 하나의 불씨였다.</span></p>
<p><span>이번 대회에서 베네수엘라의 여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강팀들이 즐비한 토너먼트에서 매 경기 고비의 연속이었다. 그 시작은 일본과의 8강전이었다. 초반 흐름은 완전히 일본이 장악했다. 점수 차는 벌어졌고, 경기 분위기 역시 기울어 있었다. 여기서 무너졌더라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중반 이후 베네수엘라의 타선이 폭발하며 흐름을 뒤집었다. 결국 8-5라는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이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베네수엘라 팀이 얼마나 강한 정신력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는지를 증명하는 외침이었다.</span></p>
<p><span>준결승 역시 마찬가지였다. 상대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일으켰던 이탈리아였다. 무패로 올라온 이탈리아는 이미 돌풍의 중심에 있었고, 경기 초반 결코 베네수엘라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1-2로 뒤져 있었다. 그러나 7회말, 투 아웃 상황에서 시작된 반격은 집요했다. 볼넷과 안타, 그리고 결정적인 적시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3점을 만들어냈다. 4-2. 이 점수는 단순한 역전이 아니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베네수엘라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였다.</span></p>
<p><span>​ 그리고 결승전. 상대는 미국이었다. 전력, 환경, 관중, 그 어느 것 하나 베네수엘라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모든 야구팬들이 미국의 우세를 예상했다. 그러나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베네수엘라는 물러서지 않았고, 오히려 더 대담하게 맞섰다. 팽팽한 균형 속에서 경기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8회, 미국의 브라이스 하퍼가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을 때 많은 이들이 흐름이 바뀌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span></p>
<p><span>그러나 9회 초, 선두 타자의 출루로 시작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어진 적시 2루타, 단 한 번의 스윙이 경기의 흐름을 다시 갈라놓았다. 3-2. 그리고 마지막 이닝. 투수진은 흔들림 없이 마운드를 지켜냈다. 그 순간, 단순한 승리가 아니라 ‘사상 첫 우승’이라는 역사가 완성되었다.</span></p>
<p><span>​ 그렇다면 베네수엘라의 우승은 약자의 반란인가? 그렇지 않다. 베네수엘라는 결코 약팀이 아니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한, 개인 능력만 놓고 보면 세계 최상위권이다. 문제는 하나의 팀으로 완성되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달랐다. 흩어져 있던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로 뭉쳤고, 그 결과 일본, 이탈리아, 미국을 차례로 꺾는 완벽한 여정으로 이어졌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span></p>
<p><span>이들의 진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오늘의 베네수엘라는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붕괴 속에 놓여 있다. 수많은 국민들이 생존을 위해 국경을 넘어야 했고, 나라 곳곳은 더 이상 일상의 공간이 아닌 기억의 장소가 되었다. 그렇게 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진 사람들은 그곳에서 또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국가, 디아스포라 베네수엘라다.</span></p>
<p><span>​ 이번 대회에서 터져 나온 경기장의 함성은 바로 그 공동체의 목소리였다. 미국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경기장을 가득 채운 응원은 베네수엘라의 것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었다. 상실과 그리움, 그리고 살아남았다는 외침이었다. 야구는 그들에게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서로를 확인하는 언어이며, 존재를 증명하는 방식이었다.</span></p>
<p><span>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해외에서 뛰고 있지만, 삶의 뿌리는 여전히 고향에 있다. 가족과 기억, 그리고 책임이 그들을 다시 하나로 뭉치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들의 경기는 달랐다. 기술 이상의 무언가가 흘러넘쳤다. 설명하기 어려운 집중력, 포기하지 않는 집요함, 그리고 끝내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 그것은 사명감이었다.</span></p>
<p><span>더 놀라운 것은 이 팀이 분열된 국가를 하나로 묶었다는 사실이다. 정치적으로 나라가 두 쪽으로 갈라진 상황이지만 대표팀 앞에서는 갈등을 멈췄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팀을 응원했다. 이 장면은 공동체가 아직 함께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span></p>
<p><span>열악한 현실 역시 이들의 가치를 더해 주었다. 이동조차 자유롭지 않은 상황, 충분하지 않은 준비, 복잡한 여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흔들리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 조건들이 이들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서로를 의지하게 만들었고, 하나의 목표로 더욱 단단히 묶어냈다.</span></p>
<p><span>​ 베네수엘라는 우승했다. 그러나 우승했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이 무너진 나라에서, 갈라진 상황 속에서 하나로 뭉쳤다는 것. 그리고 그 힘이 결국 정상에 이를 수 있는 원동력이었음을 증명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베네수엘라의 우승이 남긴 진짜 의미다.</span></p>
<p>                    타운뉴스 2026.3 안창해 칼럼                                                         안창해</p>
<p>&nbsp;</p>
<p>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p>
<p>문병길 옮김</p>]]></content:encoded>
						                            <category domain="https://mulidae.com/community/jayoo/">자유 계시판</category>                        <dc:creator>visitor mulidae</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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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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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독재자의 종말, 열린 사회의 원칙</title>
                        <link>https://mulidae.com/community/jayoo/%eb%8f%85%ec%9e%ac%ec%9e%90%ec%9d%98-%ec%a2%85%eb%a7%90-%ec%97%b4%eb%a6%b0-%ec%82%ac%ed%9a%8c%ec%9d%98-%ec%9b%90%ec%b9%99/</link>
                        <pubDate>Tue, 10 Mar 2026 17:47:57 +0000</pubDate>
                        <description><![CDATA[독재자의 종말, 열린 사회의 원칙
지난 1월 3일 미국은 ‘Operation Absolute Resolve’라는 군사 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와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미국으로 이송되어 뉴욕 연방법원에서 마약 테러 및 코카인 밀매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어 두 달이 채 지...]]></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span style="font-size: 14pt">독재자의 종말, 열린 사회의 원칙</span></div>
<p><span>지난 1월 3일 미국은 ‘Operation Absolute Resolve’라는 군사 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와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체포했다. 두 사람은 곧바로 미국으로 이송되어 뉴욕 연방법원에서 마약 테러 및 코카인 밀매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어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span></p>
<p>&nbsp;</p>
<p><span>두 사건은 형태는 다르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지닌다. 외부 군사력이 독재자를 직접 제거했다는 점이다. 현대 국제정치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장면이 두 달 사이에 연속적으로 벌어진 것이다. 독재 체제는 분명 비판의 대상이다. 권력 집중, 언론 통제, 반대자 탄압, 선거 왜곡은 문화나 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구조적으로 억압하는 정치 방식이다. 자유민주주의 사회가 이러한 체제의 확장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하다.</span></p>
<p><span>이 지점에서 철학자 칼 포퍼의 사유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그는 저서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이라는 저서에서 열린 사회를 위협하는 사상과 권력 구조를 비판했다. 특히 “역사의 필연을 안다”고 주장하는 사상에 대해 깊은 의심을 제기했다. 누군가 자신이 역사의 방향을 알고 있다고 믿는 순간 비판은 배제되고 권력은 절대화된다. 정치적 반대는 단순한 의견 차이가 아니라 역사에 대한 무지로 낙인찍힌다. 바로 그 지점에서 독재가 시작된다는 것이 포퍼의 경고였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의 정치 체제는 이러한 ‘닫힌 사회’의 특징을 보여 주었다. 권력 집중, 정치적 억압, 반대자 탄압이라는 측면에서 두 체제는 포퍼가 말한 닫힌 사회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span></p>
<p><span>포퍼의 사유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독재를 반대했지만 동시에 유토피아적 혁명과 거대한 체제 설계를 경계했다. 세상을 한 번에 바꾸겠다는 거대한 기획은 대부분 또 다른 권력 집중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가 제시한 대안은 ‘점진적 사회공학’이었다. 이상적인 사회를 한 번에 건설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지금 존재하는 고통을 줄이기 위한 작은 개혁과 제도적 수정. 실패하면 수정하고 폭력보다 토론을 택하며 권력은 끊임없이 비판 가능해야 한다는 원칙이다.</span></p>
<p><span>이 기준에서 보면 외부 군사력에 의한 지도자 제거는 근본적인 해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독재를 무너뜨리기 위해 행사된 힘은 또 다른 ‘역사 설계’의 충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두로를 미국으로 압송해 재판에 세운 조치 역시 국제법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다. 한 국가의 지도자를 군사력으로 체포해 자국 법정에 세우는 행위는 주권 침해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span></p>
<p><span>이란 공습도 마찬가지다. 특정 지도자를 제거하는 ‘참수 전략’은 단기적으로 체제를 흔들 수 있지만 동시에 지역 갈등을 확대하고 장기적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국제법은 또 하나의 기준을 제공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국제 질서는 무력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원칙 위에서 유지되어 왔다. 특정 체제가 비민주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군사 개입이 반복된다면 세계 질서는 결국 힘의 논리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힘이 곧 기준이 되는 순간 중견국과 약소국은 언제든 불안정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span></p>
<p><span>그렇다고 해서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국제정치는 도덕적 선언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힘과 전략, 국내 정치, 그리고 가치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공간이다. 따라서 문제는 단순히 “개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가치의 이름으로 힘을 행사할 때 그 힘이 다시 가치의 토대를 파괴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제한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다.</span></p>
<p><span>포퍼가 던진 질문은 놀라울 만큼 단순하다. “누가 통치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나쁜 통치자를 평화적으로 제거할 것인가?”이다. 열린 사회의 강점은 지도자의 도덕성에 의존하지 않는 데 있다. 선거, 권력 분립, 언론의 자유, 사법적 통제라는 제도를 통해 잘못된 권력을 교체하는 구조를 만든다.</span></p>
<p><span>만약 정권 교체가 오직 외부의 폭격이나 군사력에 의존해야 한다면 그것은 열린 사회의 내적 힘이 아니라 외적 힘에 의존하는 변화일 뿐이다. 베네수엘라와 이란 사태는 우리에게 찬반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준을 요구한다. 독재에 대한 분명한 거부, 국제법에 대한 일관된 존중, 그리고 힘의 사용에 대한 냉정한 자기 절제,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서 있을 때 우리는 도덕적 확신과 현실 감각을 함께 지킬 수 있다.</span></p>
<p><span>열린 사회는 약하지 않다. 그 힘은 폭력이 아니라 비판과 제도, 그리고 스스로를 제한하는 겸손에서 나온다. 독재를 끝내야 한다는 의지는 단호하게.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하게. 그것이 오늘날 세계 정치가 다시 배워야 할 열린 사회의 원칙이다.</span></p>
<p>타운 뉴스  2026.3.    안창해 칼럼</p>]]></content:encoded>
						                            <category domain="https://mulidae.com/community/jayoo/">자유 계시판</category>                        <dc:creator>moonbyungk</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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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item>
                        <title>슈퍼볼 하프타임의 문화 혁명</title>
                        <link>https://mulidae.com/community/jayoo/%ec%8a%88%ed%8d%bc%eb%b3%bc-%ed%95%98%ed%94%84%ed%83%80%ec%9e%84%ec%9d%98-%eb%ac%b8%ed%99%94-%ed%98%81%eb%aa%85/</link>
                        <pubDate>Wed, 18 Feb 2026 06:18:25 +0000</pubDate>
                        <description><![CDATA[지난 2월 8일, 제60회 슈퍼볼이 열렸다. 나는 경기 결과보다 늘 하프타임에 펼쳐지는 퍼포먼스에 더 눈이 간다. 하프타임 쇼는 단순한 음악 공연이 아니다. 그 시대가 무엇을 중심에 두고 무엇을 주변으로 밀어내는지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문화 행사이다. 올해 역시 그 무대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올해 하프타임 쇼에서 강한 인...]]></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span>지난 2월 8일, 제60회 슈퍼볼이 열렸다. 나는 경기 결과보다 늘 하프타임에 펼쳐지는 퍼포먼스에 더 눈이 간다. 하프타임 쇼는 단순한 음악 공연이 아니다. 그 시대가 무엇을 중심에 두고 무엇을 주변으로 밀어내는지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문화 행사이다. 올해 역시 그 무대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span></p>
<p><span>올해 하프타임 쇼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퍼포먼스 중심에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Bad Bunny)가 있었다. 레이디 가가와 릭키 마틴이 함께 출연했지만 그들의 존재감은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배드 버니는 노래를 부르는 팝스타라기보다, 라틴 아메리카 문명권을 상징적으로 호출하는 화자처럼 보였다. 카리브와 라틴 아메리카를 연상시키는 색채와 자연풍광이 무대를 채웠고, 그는 그 공간을 동서남북으로 위아래 구분하지 않고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노래했다. 국기도, 자막도, 해설도 없었다. 그러나 메시지는 분명했다. 라틴 아메리카는 더 이상 세계 문화의 주변부가 아니며, 이제 스스로의 언어와 미학으로 중심에 서겠다는 선언이었다.</span></p>
<p><span>​ 이번 퍼포먼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국가’의 부재였다. 특정 국가를 직접 지목하지 않았다. 대신 각 나라를 연상시키는 색감과 기후, 풍경이 연속적으로 등장했다. 이는 라틴 아메리카를 행정적 경계로 나뉜 국가들의 집합이 아니라, 공통의 역사와 기억을 공유하는 하나의 문화권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었다. 특정 국가는 사라지고, 땅과 사람의 감각만 남았다. 이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정체성을 이미지로 환원해 보여주는 장면이었다.</span></p>
<p><span>​ 자연 풍광의 선택 또한 의미심장했다. 도시와 마천루 대신 숲과 산, 사막과 바다가 무대의 배경이 되었다. 이는 관광 영상이 아니라 기억의 지도였다. 푸에르토리코를 중심으로 한 카리브와 라틴 아메리카가 공유해온 상처와 생존의 역사, 그리고 반복되어온 착취와 이주의 흔적이 자연의 이미지로 호출되었다. 특히 바다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주와 디아스포라의 통로로 읽혔다. 서로 다른 공간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질 때, 관객은 라틴 아메리카가 공유해온 상처와 생존의 서사를 직관적으로 마주하게 된다.</span></p>
<p><span>​ 배드 버니의 동선 역시 중요하다. 그는 무대 중앙에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동했다. 이는 라틴 디아스포라의 몸짓을 연상시킨다. 어디에도 완전히 속하지 못했지만, 어디에서든 문화를 만들어온 사람들. 그의 이동은 국경을 지우는 행위였고, 그 자체로 정체성의 선언이었다. 이 무대에서 그는 한 나라의 대표가 아니라, 경계 위에 서 있는 공동체의 목소리였다.</span></p>
<p><span>이 모든 장면이 슈퍼볼이라는 무대에서 펼쳐졌다는 사실은 이 퍼포먼스를 더욱 정치적으로 만든다. 슈퍼볼 하프타임 쇼는 미국 대중문화의 상징적 중심이다. 그 중심에서 스페인어 노래와 비미국적 미장센이 전면에 배치된 것은 ‘포용’의 제스처라기보다 문화 혁명에 가깝다. 이는 미국이 다른 문화를 받아들였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가 더 이상 하나의 중심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span></p>
<p><span>​ 미국 내 반응이 엇갈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틴 커뮤니티에게 이 무대는 대표성의 회복이었다. 설명되지 않아도 이해받을 수 있다는 감각, 번역되지 않아도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경험이었다. 반면 일부 보수층의 불편함은 이 퍼포먼스가 정확히 무엇을 건드렸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왜 영어가 아니냐?”는 물음은, 이제 그 질문 자체가 유효하지 않다는 시대적 변화를 증명한다.</span></p>
<p><span>​ 이번 무대는 과거 하프타임 쇼의 연장선이면서도 분명한 분기점으로 기억될 것이다. 비욘세가 미국 내부의 흑인 역사와 억압을 전면에 내세웠고, 샤키라와 제니퍼 로페즈가 라틴 문화를 미국식 엔터테인먼트 문법으로 번역해 보여주었다면, 배드 버니는 번역을 거부했다. 그는 타협하지 않았고, 그 거부 자체가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표현과 인정의 단계를 넘어, 이제 기준을 재설정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알린 것이다.</span></p>
<p><span>​ 이 퍼포먼스가 남긴 의미는 분명하다. 라틴계 아티스트가 더 이상 ‘특별 편성’이나 ‘다양성 코너’의 일부로 소비되지 않는다. 자기 언어와 자기 미학 그대로, 세계 최고 무대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는 음악 산업의 변화이자, 문화 권력의 이동을 상징한다.</span></p>
<p><span>​ 여기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음 장면을 상상하게 된다. 언젠가 슈퍼볼 하프타임 무대에 대한민국 출신 가수가 오른다. 그는 영어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하와이 파인애플 농장과 사탕수수밭, 한국전쟁, 세탁소와 편의점의 불빛과 함께 아시안 이민자들의 삶이 녹아 침묵 속에서 축적된 세대의 기억을 노래한다. 배경에는 태평양을 건너온 이민자들이 처음 발을 디뎠던 항구의 풍경이 흐른다. 그 노래는 동정이나 설명을 구하지 않는다. 그저 “우리는 여기까지 이렇게 살아왔다”고 말할 뿐이다.</span></p>
<p><span>그 공연은 특정 집단이 마침내 중심에 ‘초대’받았다는 신호가 아니라, 중심 자체가 더 이상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징표가 될 것이다. 올해 라틴 아메리카가 자신을 말했듯, 언젠가 한국과 아시안의 이민 역사 또한 그렇게 말해질 것이다. 설명 없이, 번역 없이, 그러나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언어와 율동으로!</span></p>
<p>                                       타운 뉴스 2016.2.   안창해 칼럼          </p>
<p>&nbsp;</p>]]></content:encoded>
						                            <category domain="https://mulidae.com/community/jayoo/">자유 계시판</category>                        <dc:creator>visitor mulidae</dc: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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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em>
                        <title>세계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경고</title>
                        <link>https://mulidae.com/community/jayoo/%ec%84%b8%ea%b3%84%ec%9d%98-%ea%b1%b0%eb%a6%ac%ec%97%90%ec%84%9c-%eb%93%a4%eb%a0%a4%ec%98%a4%eb%8a%94-%ea%b2%bd%ea%b3%a0/</link>
                        <pubDate>Tue, 27 Jan 2026 05:54:55 +0000</pubDate>
                        <description><![CDATA[세계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경고
2026년의 세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평등과 불신이 폭발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시위와 항의는 단순한 소란이 아니라, 그 사회 내부에서 쌓아온 균열이 더 이상 감춰지지 않는 순간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언어와 역사,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span>세계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경고</span></div>
<p><span>2026년의 세계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불평등과 불신이 폭발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시위와 항의는 단순한 소란이 아니라, 그 사회 내부에서 쌓아온 균열이 더 이상 감춰지지 않는 순간을 보여준다. 서로 다른 언어와 역사, 문화를 가진 나라들이 공통으로 마주한 질문은 하나다.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이 물음은 경제적 고통에서 시작되었지만, 정치 체제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span></p>
<p><span>중동의 이란에서는 2025년 말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가 2026년 1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폭발했다. 통화 가치 급락, 고물가, 청년 실업이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초기 경제 요구는 곧 체제 전복 시도로 확대됐고, 테헤란을 비롯한 전국 100여 도시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정부의 강경 진압과 인터넷 차단은 일시적 침묵을 만들었으나, 정부에 대한 신뢰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깨어져버리고 말았다. 미국의 개입 위협과 국제 사회의 비난 속에서 이란은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이는 권력의 폐쇄성과 표현 억압이 시민의 분노를 키운 전형적 사례다.</span></p>
<p><span>남미의 베네수엘라도 극심한 변화를 겪고 있다. 장기간에 걸친 경제 붕괴와 정치 갈등이 지속되던 중, 2026년 1월 3일 미국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여 미국으로 압송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임시 정부를 이끌지만, 석유 생산량 급감과 고인플레이션으로 시민들의 삶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미국의 제재와 석유 통제 압박이 더해지면서 사회 분열은 깊어지고, 회복의 길은 불투명하다. 이는 외부 개입이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여준다.</span></p>
<p><span>​ 페루에서는 정치 불안정이 반복되고 있다. 2025년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의 탄핵 후, 호세 제리 임시 대통령 체제에서 범죄와 폭력이 급증했다. 2026년 1월 리마와 칼라오에서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운송업자들의 파업과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살인과 강탈 증가로 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으며, 4월 대선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span></p>
<p><span>​ 에콰도르 역시 갱단 간 교도소 폭동과 ‘내부 무력 분쟁’ 선언으로 사회 충돌이 심화됐다.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남미 여러 국가에서도 물가 상승과 복지 개편을 둘러싼 항의가 일상화됐다. 공통적으로 경제 위기가 불씨가 됐지만, 부패와 정치 불신이 불을 키웠다.</span></p>
<p><span>이러한 현상은 개발도상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선진국조차 불평등 심화와 정치 소외가 민주주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제도가 형식적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의 신뢰와 정치적 책임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민주주의가 작동한다.</span></p>
<p><span>​ 미국에 이주해 살고 있는 한인 이민자로서 우리는 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내세워 세계에 개입해 왔지만, 베네수엘라 사례처럼 외부 힘의 논리가 항상 해답은 아니다. 각 사회가 스스로 신뢰를 재건하고, 시민 삶을 지탱하는 제도를 만드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span></p>
<p><span>​ 남가주 한인들은 이 문제를 깊이 공감하고 있다. 우리는 대한민국의 독재와 정치적 혼란, 경제 위기를 경험한 세대다. 동시에 미국의 법치와 제도 아래 민주주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그래서 먼 나라의 시위를 단순히 뉴스로 치부할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건강한가? 시민으로서 우리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로 이어가야 한다.</span></p>
<p><span>​ 거리의 시위와 함성은 파괴가 아닌 경고다. 시민들이 거리로 나설 때, 그 사회는 이미 내부에서 고통받고 있었다. 이란과 남미의 현실은 권력이 신뢰를 잃을 때의 대가를 보여준다. 2026년 1월 현재, 이란의 피비린내 나는 진압과 베네수엘라의 급변은 자유가 저절로 유지되지 않음을 상기시킨다. 경제 안정, 공정 기회, 책임 정치가 함께할 때만 자유는 지켜진다.</span></p>
<p><span>​ 타운뉴스는 독자 여러분과 함께 이런 물음을 지속적으로 던지겠다. 세계 혼란의 시국을 바라보며 우리 사회의 가치를 돌아보는 것, 그것이 바로 타운뉴스의 사명이다.</span></p>
<p>타운뉴스 1613호 2026.1.            발행인 안창해 칼럼</p>
<p>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p>
<p><span>타운뉴스 칼럼 ‘세계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경고‘(vol 1613)는 지구촌 여러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span></p>
<p><span>혼돈과 패권다툼, 그리고 무질서의 극치를 함축있게 요약하며 공동의 선을 위한, 남의 일이 아닌 </span></p>
<p><span>바로 우리 자신의 문제임을 환기시키는 좋은 칼럼이어 옮깁니다.</span></p>
<p>이상의 본문 및 옮긴이의 첨언은 문리대 웹의 견해와 무관합니다.</p>
<p>&nbsp;</p>
<p>옮긴이 문병길</p>]]></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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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다섯 표의 반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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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14 Jan 2026 19:54:02 +0000</pubDate>
                        <description><![CDATA[다섯 표의 반란
 
미국 정계가 다시 소란스럽다. 지난 8일 상원에서 있었던 ‘전쟁권한 결의안’ 표결이 워싱턴을 들끓게 만들었고, 그 여파는 단순한 찬반 논쟁을 넘어 미국 권력 구조의 본질을 묻는 단계로 번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다섯 명의 이탈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사건이다. Rand Paul(켄터키), Todd Young(...]]></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다섯 표의 반란</div>
<div dir="auto"> </div>
<p><span>미국 정계가 다시 소란스럽다. 지난 8일 상원에서 있었던 ‘전쟁권한 결의안’ 표결이 워싱턴을 들끓게 만들었고, 그 여파는 단순한 찬반 논쟁을 넘어 미국 권력 구조의 본질을 묻는 단계로 번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다섯 명의 이탈은 그 자체로 상징적인 사건이다. Rand Paul(켄터키), Todd Young(인디애나), Lisa Murkowski(알래스카), Josh Hawley(미주리), Susan Collins(메인)의 반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을 제어하려는 움직임의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span><br /><br /><span>문제의 표결은 1월 3일 있었던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부부를 체포해 미국으로 압송한 사건에서 시작됐다. 핵심은 대통령이 특정 국가를 상대로 군사 행동을 할 경우, 의회의 사전 또는 사후 승인을 명확히 요구하자는 내용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과 의회의 전쟁권을 재확인하는 절차적 결의안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치적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이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강경 노선, 특히 최근 논란이 된 군사적 개입 방식에 제동을 거는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마두로를 마약 및 무기 관련 혐의로 재판에 회부했으며,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span><br /><br /><span>상원 표결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민주당의 찬성이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 나온 ‘이탈표’였다. 이 다섯 명의 공화당 상원의원이 당 지도부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 반대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 인해 결의안은 52-47로 절차적 표결을 통과해 본회의 논의로 넘어갔고, 워싱턴 정가는 즉각 술렁이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부끄러워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다시 선출되지 말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강하게 비난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반응이 아니라, 자신이 여전히 공화당의 ‘정치적 구심점’임을 과시하려는 메시지였다.</span><br /><br /><span>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다. 왜 이 다섯 명은 ‘반란자’라는 오명을 감수하면서까지 당론을 거슬렀을까? 그 배경에는 트럼프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대통령의 권한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미국 정치의 근본적 논쟁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헌법은 전쟁 선포권을 의회에 부여했지만, 역대 대통령들은 크고 작은 군사 행동을 ‘자위’, ‘치안’, ‘국가 안보’라는 이름으로 단독 결정해 왔다. 그 관행이 너무 멀리 왔다는 문제의식이 이번 표결에 투영된 것이다. 켄터키의 Rand Paul 상원의원은 결의안 공동 발의자로서, 이러한 권한 남용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span><br /><br /><span>이번 사안이 단기간에 법적 효력을 가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절차 표결을 통과해 본회의에서 논의하게 되었으나,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하원이라는 더 높은 정치적 장벽이 남아 있고, 설령 양원을 통과하더라도 대통령의 거부권이라는 마지막 문턱이 기다리고 있다.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면 양원에서 3분의 2라는 높은 찬성률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정치 지형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즉, 이 결의안은 당장 정책을 바꾸려는 시도라기보다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span><br /><br /><span>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표결이 갖는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는 트럼프 중심으로 재편된 공화당 내부에서도 균열이 존재함을 보여주었고, 동시에 미국 의회가 행정부의 권한 확대에 대해 언제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신호를 국내외에 보냈다. 특히 국제사회는 미국의 군사 행동이 더 이상 대통령 개인의 결단에만 좌우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사태처럼 주요 산유국에 대한 개입은 글로벌 개스 가격 변동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에너지 시장 불안정과 연결되어 세계 경제에 파장을 미친다. 또한, 이러한 군사 행동은 이민 정책에도 영향을 주어, 베네수엘라 난민 유입 증가나 미국의 대남미 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span><br /><br /><span>한인 사회 역시 이 흐름을 단순한 ‘미국 정치 뉴스’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미국의 군사·외교 정책은 글로벌 경제와 이민 정책, 나아가 한반도 정세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왔다.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견제 장치가 강화될수록 정책은 느려질 수 있지만, 동시에 예측 가능성과 제도적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북미 관계나 무역 협상에서 갑작스러운 군사 옵션이 배제된다면, 한인 비즈니스나 커뮤니티의 안정에 긍정적일 수 있다.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한지는 각자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span><br /><br /><span>분명한 것은 이번 상원 표결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공화당 내부의 향후 권력 구도, 그리고 의회와 행정부 간의 힘의 균형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섯 표로 촉발된 이 파장은 워싱턴을 넘어 미국 민주주의의 방향성을 묻는 질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어쩌면 지금 우리가 그 중요한 갈림길의 초입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span></p>
<p>  안창해                                          2026.1.            타운뉴스  발행</p>
<p>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p>
<p><span style="font-size: 8pt">옮긴이 문병길</span></p>
<p><span style="font-size: 8pt">상기 안창해 발행인의 내용은 문리대 웹의 생각과 무관합니다.  </span></p>
<p><span style="font-size: 8pt">  </span></p>]]></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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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26년에도 걸을 것이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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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3 Dec 2025 20:34:48 +0000</pubDate>
                        <description><![CDATA[2025년이 열흘 남짓 남았다. 한해를 보내는 서운함과 새해를 맞이한다는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 옛 사진첩을 무심코 넘기던 중에 사진 한 장에 잠시 멈췄다. 주말이면 빼놓지 않고 산을 찾던 시절, Sturtevant Falls 트레일 헤드에서 Lower Winter Creek Trail로 진입하자마자 Spruce Grove Camp로 들어...]]></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div class="n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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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이 열흘 남짓 남았다. 한해를 보내는 서운함과 새해를 맞이한다는 설렘이 교차하고 있다. 옛 사진첩을 무심코 넘기던 중에 사진 한 장에 잠시 멈췄다. 주말이면 빼놓지 않고 산을 찾던 시절, Sturtevant Falls 트레일 헤드에서 Lower Winter Creek Trail로 진입하자마자 Spruce Grove Camp로 들어서기 직전에 찍은 사진이다.
<p>&nbsp;</p>
<p><span>그 사진 속 표지판이 내 시선을 붙잡았다. “May your search through nature… Lead you to yourself.” 자연을 향한 탐구가 당신을 당신 자신에게로 인도하기 바란다는 이 문장은, 잠시 멈춰 깊은 숨을 들이마시게 하는 힘이 있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숨 가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무디어 가던 나의 내면을 부드럽게 깨워주는 문장이다.</span></p>
<p><span>사실 ‘자연 속에서 나를 찾는다’는 생각은 새삼스러운 이야기가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사상가와 성인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자연을 통해 인간이 자신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자연을 따르는 것이 곧 도(道)”라고 했다. 억지로 애쓰지 않고, 흐름에 자신을 맡길 때 비로소 본래의 자리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말은 지금 우리의 분주한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span><br /><span>바쁜 일상에 쫓기다 보면 우리는 ‘나’의 중심을 잃은 채 살아간다.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의 리듬 속에 묻혀,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자주 잊는다. 마음속의 소용돌이가 나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면서도, 그 파장을 잠재울 방법을 찾지 못한 채 더 빠른 속도로 정보의 홍수 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그럴수록 내면의 소리는 점점 더 작아진다.</span></p>
<p><span>이럴 때 자연은 단순한 풍경만 보여주지 않는다. 나 자신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 같은 존재가 된다.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 그곳에서 인간은 가장 인간다워진다”고 말했다. 자연이 우리에게 새로운 무언가를 더해주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가 갖고 있었으나 잠시 잃어버린 감각과 본성을 되돌려준다.</span></p>
<p><span>울창한 숲속 나무 아래 서 있을 때 문득 찾아오는 고요함,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 발밑에서 뒹구는 나뭇잎의 바스락거림은 우리의 감각을 천천히 되살린다. 자연은 말없이 묻는다. “당신의 속도는 괜찮습니까?” “당신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머물고 있습니까?”</span></p>
<p><span>일상에서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 질문들이 숲에서는 또렷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자연을 향한 탐색이 곧 나를 향한 탐구로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연은 또한 뒤죽박죽 엉켜 있는 삶의 가치들을 조용히 제자리에 놓아준다. 나무는 결코 서두르지 않고, 강물은 멈추지 않으며, 산은 말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 미국의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나는 삶의 본질을 마주하기 위해 숲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손수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 2일 동안 최소한의 비용으로 실험적인 삶을 살았다. 그가 숲에서 찾고자 했던 것은 웅장한 풍경이 아니라, 삶의 핵심과 자신에 대한 진실이었다.</span></p>
<p><span>자연 속에서 우리는 잊고 있던 단순함과 균형, 그리고 묵묵함의 가치를 떠올린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나 더 빠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충실한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자연은 조용히 가르쳐준다. 경쟁과 비교에서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힘, 이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span></p>
<p><span>종교인이나 명상가들이 “자연은 최고의 스승”이라고 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자연 속 명상은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나무를 바라보며 호흡을 고르고,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 귀 기울이고, 발걸음을 의식적으로 늦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불교에서는 이를 두고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연습”이라고 말한다. 자연은 우리를 과거의 후회나 미래의 불안에서 현재로 되돌려 놓는다.</span></p>
<p><span>이러한 경험은 심리학적 연구에서도 뒷받침된다. 초록의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한다. 짧은 자연 산책이 불안과 우울을 완화한다. 이는 자연을 찾는 일이 단순한 취미나 여가 활동을 넘어, 자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span></p>
<p><span>자연을 만나기 위해 꼭 멀리 떠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사는 동네 주변의 공원, 호숫가 산책로, 나무가 늘어선 길만으로도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다. 잠시 멈추어 자신을 돌아보려는 마음이다.</span></p>
<p><span>독자 여러분께 제안을 드린다. 시간을 내어 가까운 공원을 걸어보자. 특별한 목적 없이 나무를 바라보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바람의 숨결을 느껴보자. 그 짧은 시간이 의외로 심신의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른다.</span></p>
<p><span>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이 나 자신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믿는다. 나는 2026년 새해에도 매일 아침 공원을 찾을 것이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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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타운뉴스 2025.12.22.  1608호 발행인 안창해 칼럼</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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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문병길 옮김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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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 domain="https://mulidae.com/community/jayoo/">자유 계시판</category>                        <dc:creator>visitor mulidae</dc:creator>
                        <guid isPermaLink="true">https://mulidae.com/community/jayoo/2026%eb%85%84%ec%97%90%eb%8f%84-%ea%b1%b8%ec%9d%84-%ea%b2%83%ec%9d%b4%eb%8b%a4/</guid>
                    </item>
				                    <item>
                        <title>박용필의 미국인 이야기 - 쓰고 떠나는 삶의 미학</title>
                        <link>https://mulidae.com/community/jayoo/%eb%b0%95%ec%9a%a9%ed%95%84%ec%9d%98-%eb%af%b8%ea%b5%ad%ec%9d%b8-%ec%9d%b4%ec%95%bc%ea%b8%b0-%ec%93%b0%ea%b3%a0-%eb%96%a0%eb%82%98%eb%8a%94-%ec%82%b6%ec%9d%98-%eb%af%b8%ed%95%99/</link>
                        <pubDate>Wed, 17 Dec 2025 05:06:40 +0000</pubDate>
                        <description><![CDATA[박용필의 미국인 이야기
쓰고 떠나는 삶의 미학
얼마 전 LA 한인타운의 한 한식당에 60여 명의 동문들이 모였다. 생일을 맞아 마련된 자리였지만, 참석 인원만큼은 웬만한 동창회 행사 못지않았다. 그 주인공은 임낙균(약대 64) 전 남가주 총동창회장. 60년대 학번으로는 처음이자 최연소 회장을 지낸 분이다.
그날의 초대장은 조금 남달랐...]]></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박용필의 미국인 이야기</p>
<p>쓰고<span><b> </b></span>떠나는<span><b> </b></span>삶의<span><b> </b></span>미학</p>
<p>얼마<span> </span>전<span> LA </span>한인타운의<span> </span>한<span> </span>한식당에<span> 60</span>여<span> </span>명의<span> </span>동문들이<span> </span>모였다<span>. </span>생일을<span> </span>맞아<span> </span>마련된<span> </span>자리였지만<span>, </span>참석<span> </span>인원만큼은<span> </span>웬만한<span> </span>동창회<span> </span>행사<span> </span>못지않았다<span>. </span>그<span> </span>주인공은<span> </span>임낙균<span>(</span>약대<span> 64) </span>전<span> </span>남가주<span> </span>총동창회장<span>. 60</span>년대<span> </span>학번으로는<span> </span>처음이자<span> </span>최연소<span> </span>회장을<span> </span>지낸<span> </span>분이다<span>.</span></p>
<p>그날의<span> </span>초대장은<span> </span>조금<span> </span>남달랐다<span>. “</span>화환이나<span> </span>축의금은<span> </span>절대<span> </span>사절<span>. </span>아무것도<span> </span>가져오지<span> </span>마세요<span>. </span>대신<span> </span>돌아가실<span> </span>때<span> </span>제가<span> </span>선물을<span> </span>드리겠습니다<span>.”</span></p>
<p>그의<span> </span>당부에<span> </span>혹시나<span> </span>싶어<span> </span>봉투를<span> </span>챙겨간<span> </span>사람들도<span> </span>막상<span> </span>현장을<span> </span>보고는<span> </span>머쓱해졌다<span>.</span></p>
<p>임<span> </span>동문은<span> </span>평소<span> </span>자신을<span> ‘</span>쓰죽회<span>’ </span>골수회원이라고<span> </span>소개한다<span>. ‘</span>쓰고<span> </span>죽자<span>’</span>의<span> </span>줄임말로<span>, </span>주변에서는<span> </span>그를<span> ‘</span>쓰<span> </span>회장<span>’</span>이라<span> </span>부른다<span>. </span>그는<span> </span>실제로<span> </span>매년<span> 1</span>만<span> </span>달러를<span> </span>모교<span> </span>서울대학교에<span> </span>장학금으로<span> </span>기부하고<span> </span>있다<span>. “</span>앞으로<span> 10</span>년<span> </span>더<span> </span>살면<span> 10</span>만<span> </span>달러<span>, 20</span>년<span> </span>더<span> </span>살면<span> 20</span>만<span> </span>달러가<span> </span>추가로<span> </span>모교에<span> </span>간다<span>”</span>는<span> </span>그의<span> </span>말에는<span> </span>기부가<span> </span>아니라<span> ‘</span>삶의<span> </span>계획<span>’</span>이<span> </span>담겨<span> </span>있다<span>.</span></p>
<p><span>‘</span>쓰죽회<span>’</span>를<span> </span>영어로<span> </span>옮기면<span> ‘Die Broke’. </span>말<span> </span>그대로<span> ‘</span>빈털터리로<span> </span>죽는다<span>’</span>는<span> </span>뜻이다<span>. 25</span>년<span> </span>전<span> </span>미국에서<span> </span>한<span> </span>재무설계사가<span> </span>이와<span> </span>같은<span> </span>제목의<span> </span>책을<span> </span>내<span> </span>화제가<span> </span>된<span> </span>적이<span> </span>있다<span>. </span>뉴욕타임스<span> </span>베스트셀러<span> </span>리스트에<span> 18</span>주<span> </span>동안<span> </span>오르며<span>, </span>돈의<span> </span>쓰임에<span> </span>대한<span> </span>새로운<span> </span>철학을<span> </span>제시한<span> </span>책이었다<span>.</span></p>
<p>저자는<span> </span>스티븐<span> </span>폴란<span>(Stephen Pollan). </span>부동산<span> </span>개발과<span> </span>벤처<span> </span>투자로<span> </span>큰돈을<span> </span>벌었던<span> </span>그는<span> </span>어느<span> </span>날<span> </span>말기<span> </span>폐암<span> </span>진단을<span> </span>받는다<span>. </span>평생<span> </span>돈을<span> </span>모으는<span> </span>데만<span> </span>몰두해<span> </span>정작<span> </span>써보지도<span> </span>못한<span> </span>채<span> </span>생을<span> </span>마감해야<span> </span>한다는<span> </span>생각에<span> </span>분노가<span> </span>치밀었다<span>. ‘</span>젠장<span>, </span>뭐<span> </span>이런<span> </span>삶이<span> </span>다<span> </span>있어<span>.’</span></p>
<p>그런데<span> </span>뜻밖에<span> </span>반전이<span> </span>일어난다<span>. </span>세컨드<span> </span>오피니언<span> </span>결과<span>  ‘</span>오진<span>’</span>이었다<span>. </span>그제야<span> </span>그는<span> </span>깨달았다<span>. ‘</span>돈은<span> </span>모으는<span> </span>게<span> </span>아니라<span> </span>쓰는<span> </span>것<span>’</span>이라는<span> </span>단순하지만<span> </span>깊은<span> </span>진리였다<span>. </span>그<span> </span>경험이<span> </span>바로<span> ‘</span>다이<span> </span>브로크<span>’</span>라는<span> </span>개념을<span> </span>낳았다<span>.</span></p>
<p>사실<span> </span>이<span> </span>생각은<span> </span>동서고금을<span> </span>막론하고<span> </span>새삼스러운<span> </span>것도<span> </span>아니다<span>. </span>우리에게도<span> “</span>공수래공수거<span>(</span>空手來空手去<span>)”</span>라는<span> </span>말이<span> </span>있지<span> </span>않은가<span>. </span>하지만<span> ‘</span>다이<span> </span>브로크<span>’</span>는<span> </span>그보다<span> </span>한층<span> </span>적극적이다<span>. </span>어차피<span> </span>빈손으로<span> </span>갈<span> </span>인생이라면<span>, </span>미련<span> </span>없이<span> </span>쓰고<span> </span>가라는<span> </span>뜻이다<span>.</span></p>
<p>빌<span> </span>게이츠나<span> </span>워런<span> </span>버핏<span> </span>같은<span> </span>세계<span> </span>최고<span> </span>부자들도<span> </span>이미<span> ‘</span>다이<span> </span>브로크<span>’</span>를<span> </span>실천<span> </span>중이다<span>. </span>두<span> </span>사람은<span> </span>사후<span> </span>자신의<span> </span>재산<span> </span>대부분을<span> </span>비영리<span> </span>자선재단에<span> </span>기부하기로<span> </span>했다<span>. </span>결국<span> </span>그들의<span> </span>부는<span> </span>죽음과<span> </span>함께<span> </span>사라지는<span> </span>것이<span> </span>아니라<span>, </span>세상을<span> </span>밝히는<span> </span>등불로<span> </span>남는다<span>.</span></p>
<p>요즘<span> </span>들어<span> ‘</span>쓰고<span> </span>죽자<span>’</span>는<span> </span>철학에<span> </span>공감하는<span> 7080</span>세대들이<span> </span>늘고<span> </span>있다<span>. ‘</span>쓰죽회<span>’</span>라는<span> </span>이름으로<span> </span>모임을<span> </span>만들어<span> </span>평생<span> </span>쌓은<span> </span>재산과<span> </span>재능을<span> </span>나누며<span> </span>인생의<span> </span>후반전을<span> </span>풍요롭게<span> </span>살아가고<span> </span>있다<span>. ‘</span>쓰는<span> </span>것<span>’</span>은<span> </span>단지<span> </span>돈을<span> </span>소비하는<span> </span>행위가<span> </span>아니다<span>. </span>자신이<span> </span>걸어온<span> </span>길을<span> </span>다음<span> </span>세대와<span> </span>나누는<span> </span>일이며<span>, </span>사람과의<span> </span>관계를<span> </span>돈독히<span> </span>하는<span> </span>삶의<span> </span>방식이다<span>.</span></p>
<p><span>12</span>월은<span> </span>송년<span> </span>모임이<span> </span>줄을<span> </span>잇는<span> </span>계절이다<span>. 100</span>세<span> </span>시대를<span> </span>사는<span> </span>지금<span>, </span>물질보다<span> </span>더<span> </span>중요한<span> </span>자산은<span> </span>함께<span> </span>웃고<span> </span>나눌<span> </span>친구와<span> </span>가족<span>, </span>그리고<span> </span>신뢰다<span>. </span>아무리<span> </span>많은<span> </span>재산을<span> </span>쌓아도<span> </span>자린고비나<span> </span>스쿠루지라는<span> </span>딱지가<span> </span>붙는다면<span> </span>누가<span> </span>곁을<span> </span>내어주겠는가<span>.</span></p>
<p>돈은<span> </span>결국<span> ‘</span>쓰기<span> </span>위해<span> </span>버는<span> </span>것<span>’</span>이다<span>. </span>번<span> </span>돈을<span> </span>제대로<span> </span>쓰지<span> </span>못한다면<span>, </span>평생의<span> </span>노력이<span> </span>무슨<span> </span>의미가<span> </span>있을까<span>. </span>임낙균<span> </span>동문은<span> </span>그것을<span> </span>이미<span> </span>실천으로<span> </span>보여주고<span> </span>있다<span>. </span>그에게<span> ‘</span>다이<span> </span>브로크<span>’</span>는<span> </span>단순한<span> </span>재테크<span> </span>철학이<span> </span>아니라<span>, </span>나눔으로<span><b> </b></span>완성되는<span><b> </b></span>인생의<span><b> </b></span>품격이다<span>.</span></p>
<p>                                                                                                                      편집고문  박용필</p>
<p>&nbsp;</p>]]></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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