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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필의 미국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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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필의 미국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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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ng phil park
(@youngphilp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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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구가 70 이라고?

  "여러분, 민주당은 매일매일이 4 15일이지요. 그런데 공화당은 1 365일이 7 4일이랍니다.곳곳에 걸린 성조기를 보며 문득 생각나는 연설대목이다.

  4 15일은 세금보고 마감일. 당연히 찡그린 얼굴을 하게 된다. 세금을 올려 이 나라 국민들에 주름살을 안겨줬다며 민주당을 잔뜩 골려줬다. 반면 공화당은 독립기념일 처럼 아메리칸 드림을 얘기하는 정당. 얼마나 멋진 비유인가.

  연설자는 로널드 레이건. 재선에 나선 1984년 11월 1일, 투표를 불과 1주일 앞두고 보스턴 시청사에서 마지막 캠페인을 펼쳤다. 주제는 묵직한데도 레이건은 ‘소통의 달인’답게 온갖 유머와 익살을 섞어 민주당원들조차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중간에 야유가 터져나와도 레이건은 재치있게 받아 넘겼다. "저런 사람들한텐 세금을 더 걷어야 하는데…." 그러니 어떻게 그를 미워할 수 있겠는가.

  그의 연설은 끝부분에서 방점을 찍는다. "고기를 잡든, 농사를 짓든, 양키든, 이민자든… 이들 모두 미래의 우리 희망입니다." 그러고는 딱 한마디로 연설을 끝냈다. "미국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America's best days are yet to come)." 잠시 침묵이 흐르는가 싶더니 이내 'USA'를 연호하는 함성이 시청사를 덮었다. 누가 미국의 세기가 끝났다고 하는가. 전성기가 오려면 아직 멀었다는데. USA! USA!

  LA 북쪽 시미밸리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도서관엔 레이건 부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바로 뒤 벽면에 이 문구가 새겨져 있다. "미국의 전성기는 아직 오직 않았다." 레이건이 남긴 말 가운데 최고의 명언으로 꼽힌다.

  벌써 40년이 흘러서인지 레이건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미국이 쇠퇴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거의 60%가 '그렇다'고 응답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중국에 추월당할 것'이라는데 동의한 미국인들도 얼추 40%나 된다.

  '중국 부상론'과 '미국 쇠퇴론'의 근거는 인구다. 중국의 방대한 인재풀(talent pool)이 미국을 위협할 것이란 주장이다. 13억 가운데 1%만 엘리트라고 쳐도 무려 13tnfnd00만명이나 되니 그럴싸 하다.

  정말 미국은 중국에 밀릴까.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는 생전 이런 말을 남겼다. "미국의 인구는 사실 70억으로 봐야 해요." 전세계 인구가 미국의 인재풀이라니. 

  학술연구를 하려해도, 창업을 하려해도, 심지어 스포츠로 성공하기 위해서도 너도 나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 프로농구(NBA)의 수퍼스타 루카 돈치치 …. 이들에게 미국은 모든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또 누구에게나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다. 리콴유는 그래서 미국인구를 70억으로 파악했을 터다.

  미국은 과거에 집착하고 현재에 만족하는 나라가 아니다. 시인이자 철학자인 랠프 왈도 에머슨(1803~1882)에 따르면 미국은 '내일의 나라(a country of the future)'다. 늘 미래의 비전을 그리고 있으니 전성기가 지났을리 없다.

  지난 7월 4일, 필자가 살고 있는 동네에서 퍼레이드가 열렸다. 지구촌 곳곳에서 온 이민자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화려하진 않더라도 미국이 왜 초강국이 됐는지를 실감나게 해준 행사였다. 리콴유의 말마따나 세계를 포용하는 힘을 느껴서다. 정말이지 미국의 전성기는 항상 영원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민자들이 꿈을 좇아 몰려드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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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미주 동창회보 2024.8월호 제 363호 

 

 
Posted : 20/08/2024 1:27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