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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LA 올림픽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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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LA 올림픽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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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or muli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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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 LA 올림픽을 기다리며

                                                                                                                                                       안창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개막식이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프랑스적인 개막식이었다. ‘오페라의 유령’ 음악과 함께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오페라 가르니에’가 소개되고 해골이 쌓여있는 카타콤(초기 기독교인들의 비밀 공동묘지)도 나왔다. 루브르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알렉산더 다리를 지나며 오페라단의 무용, 물랭 루주로 유명한 댄서들의 캉캉 춤. 프랑스 서커스, 오페라 칸타타(독창·중창·합창과 악기반주가 동반되는 악곡의 형식), 프랑스 국가 '라 막세이에즈'가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빅토르 위고와 레미제라블, 수많은 명화들과 위인들에 이르기까지 프랑스의 자랑거리가 끝도 없이 펼쳐졌다. 풍자를 좋아하는 그들의 성향을 엿볼 수 있었다. 당연히 동성애에 대한 표현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남녀가 만나고 이어서 여장 남자로 보이는 사람이 등장하더니 셋이 함께 애정행각을 펼치며 방으로 들어가더니 문을 닫았다. 방에 들어가 벌일 이들의 행위는 오로지 관객들의 상상 속에서 존재하겠지만, 그 상상들은 분명 서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전 세계인의 축제장에서 그런 장면이 연출될 수 있었다는 충격으로 한 동안 내 스스로가 세상에 뒤떨어진 것이 아닌가 의문을 갖기도 하면서 이 시대의 성모럴이 이렇게 바뀐 것인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뿐이 아니다. 시작 초반부터 도둑인지 첩자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본 만화에 등장할 법한 남자가 모자가 달린 검은 옷을 입고, 얼굴에는 가면을 하고 한 손에는 성화를 들고 파쿠르(도시와 자연환경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장애물들을 활용하여 효율적으로 이동하는 것)를 하며 파리의 지붕 위를 뛰어다녔다. 프랑스인들의 일본 만화 사랑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전체적인 배경이 시종일관 어둠 속에서 펼쳐지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의 젊은 선수들이 모여 땀 흘려 쌓아온 기량을 뽐내고 겨루는 올림픽의 개막식을 그런 식으로 진행하는 것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마리 앙투아네트가 단두대에 목이 잘리기 전 살았던 콩시에르주리 (Conciergerie)에서의 피를 뿜는 공연은 끔찍했다.

프랑스를 상징하는 닭을 연상케 하는 장식을 두른 의상을 걸치고 레이디가가 샹송을 부르기 시작하면서 선수단 입장이 시작됐다. 입장 중간 중간에 공연이 펼쳐졌다. 공연의 수준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다. 집단 군무임에도 동작에 일체감이 없고 허술하게 보였다. 산만하기 짝이 없어 정신이 없었다.

끝 무렵에 희귀병으로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셀린디옹이 열창을 했다. 입모양이 맞지 않아 립싱크라는 점을 알 수 있었으나 이는 중요하지 않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대형 무대에 올라와 노래하는 그녀의 열정을 보는 것으로 충분했다.

에펠탑 앞에서는 패션쇼도 보여줬다. 남자가 여장을 하고 움직이는 모습이 거슬렸으나 포기하고 보니 견딜만했다.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은 기어코 세상 사람들의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축구 영웅 지단과 테니스 스타 나탈이 성화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에펠탑에서 배를 타고 다시 루브르 피라미드로 갔다. 성화를 7초만 들고 다음 주자에게 넘겼다. 주최 측과 후원사 등에서 추천한 성화 봉송자가 1만 명이 넘는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성화 최종 주자인 프랑스 유도 전설 테디 리네르와 육상 전설 마리-조제 페레크가 튈르리 공원 분수대의 몽골피에(열기구)에 성화를 점화하며 장장 4시간에 걸친 개막식이 끝났다.

각종 경기에서 서로의 기량을 뽐내며 자웅을 겨루는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폐막식을 기다렸다. 파격적인 개막식이었던 만큼 폐막식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 것인지 궁금했다.

폐막식은 영화적인 퍼포먼스를 가미해 박진감 있고 흥미로웠다. 톰 크루즈가 와이어를 타고 순식간에 무대까지 내려와 올림픽기를 받아들어 모터사이클에 꼽고 폐회식장을 빠져나간다. 이후 폐막식장의 대형 화면에 나타난 그는 개선문 앞을 질주, 파리 시내를 지나 비행기를 타고 LA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으로 뛰어내렸다. 톰은 '할리우드 사인'이 위치한 곳에서 기다리던 MTB 미국 국가대표 케이트 코트니에게 올림픽기를 전달했다. 코트니는 다시 미국 육상의 전설 마이클 존슨에게 깃발을 넘겼고, 존슨은 메모리얼 콜로세움을 지나 힘차게 달려 수많은 군중이 모여 환호하는 베니스 비치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LA 28' 조형물이 설치된 무대가 있고, 그 위에서는 밴드들이 연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음악은 기대와 희망이 넘치지 않고 폐쇄적이고 칙칙했다. 더구나 한 여자 가수는 약물에 취한 듯 흐느적거리는 모습으로 노래를 불렀다. 보기 거북했고 복장도 흉했다. 연주자들의 문신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대적인 풍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나를 탓하며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2028년 LA 올림픽을 기다린다.

타운뉴스 칼럼 1538호(8/1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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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타운 뉴스 안창해 발행인의 타운뉴스컬럼에서 올해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이 잘 묘사 되어 있기에 여기 퍼 나릅니다.

넷풀릭스에서 보여주는 "에밀리, 파리에 가다"라는 콘텐츠 드라마를 보노라면 프랑스 올림픽 개막식의 중구난방, 천방지축, 

상식과 중용을 벗어나 난해한 불란서 사람들의 사고와 문화에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합니다만........

퍼온이 문병길

 
Posted : 23/08/2024 12:32 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