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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Topic: 유비무환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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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유비무환
on: July 20, 2015,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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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이었습니다.

트레일러에 쓸 특별한 부품을 만든 후 이것을 장착하기 위한 볼트와 너트를 구입하러 가까운 Home Depot를 들렸습니다.

이 부품은 약 30 cm 길이의 두꺼운 ㄷ 자 철판 구조물로 이것을 만드느라 몇 군데의 대형 합판 철공소를 돌며, 큰 주문이나 취급하는 그들에게 사정하여 가까스로 만든 특수 부품이었기에 잃어버릴 수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이 부품에 맞는 볼트와 너트를 철판 구멍들에 끼어보며 가까스로 찾아 cart에 같이 넣고 다니다가 마침 일전에 주문한 물건을 픽업 할 겸 customer 서비스 부서를 들르게 되었습니다.

좀 기다려 물건을 받고 돌아서 보니 조금 전까지 있던 나의 cart가 사라진 것 이었습니다. 화들짝 놀라 주위를 돌아 보았으나 제가 부품을 싣고 다니던 cart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빈 cart인 줄 알고 끌고 갔음에 틀림 없었습니다.

그 안의 철판 구조물은 바코드도 없고 Home Depot에서 취급하는 상품도 아니며, 볼트나 너트들은 아직 정산 한 것도 아니니 누군들 의도적으로 카트를 가져갈 리는 만 무 했습니다.

조급해 질대로 조급해진 저를 위해 Customer service직원이 넓은 매장을 한 바퀴 돌고, 밖의 주차장과 cart들도 훑어 보았지만 물건이나 cart는 찾아지지 않았습니다. 방송까지 했으나 기다려도 카트는 돌아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저의 카트를 끌고 다니다가 남의 것이 들어 있음을 알아차리고 카트를 customer service 부서에 가져다 주기를 고대 했으나 그런 행운은 저에게 찾아 오지를 않았습니다.

매니저는 각 섹션의 책임자들에게 알렸으니 혹시 진열대에서 이상한 물건이 발견되면 lost & found에 가져 올 것이라는 말로 저를 위로 하였지만 별 도움이 안 되었습니다. 가끔 남의 카트를 실수로 가져갔다가 물건이 있으면 아무데나 놓고 계속 쇼핑하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저의 실망은 이만 저만 아니었습니다.

물건을 보면 홈디포 상품이 아닌 것이 뻔한데 그것을 아무데나 놓고 자기 카트인 양 쓰다니…. 하고 순간 분개 했지만 물건이 있는 남의 카트를 가져가 돌려주지 않는 인간에게 카트를 원위치 시킬 아량을 기대하는 것부터가 틀렸겠지요.

CCTV를 볼 수 없느냐 물으니 모두 퇴근 해서 다음날 열 시가 되어야 틀어 볼 수 있다는 말에 저는 다시 한 번 운동장같이 넓은 매장 선반들을 한 시간여 걸쳐 돌아 본 후 지친 몸으로 그곳을 나오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홈디포에 전화를 하니 그 부품을 가든 섹션에서 발견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직원도 가든 섹션은 간과 했던것이 해결의 실마리를 노친 것이었습니다. 누군가가 끌고 다니다가 무심하게 가든 섹션의 벽돌위 틈바귀에 저의 부품과 매장의 볼트 넛트를 처박아 놓고 카트에 자기 물건을 채운 채 계산대로 통과 해 나가 버린 것이었습니다.

머리를 가진 5%의 사람들과 교통법규만 지킬 줄 아는 95%의 사람들이 사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말을 들어는 보았지만 남의 물건이 든 카트를 끌고 가 아무데나 팽개치던지 그 안의 물건을 아무 선반에 올려놓고 계속 그 카트로 쇼핑하는 그 인간은 어떤 뇌를 가진 사람인지.. 내 주위 사람이 아니었기를 바랄 뿐 입니다.

교훈 하나 건졌습니다. 홈디포에 특별한 나의 부품을 가져 가 카트에 싣고 다니면서 내 것에 맞는 부품을 찾아 다니는 동안 카트에서 눈을 떼면 안 된다는.

문병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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