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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Topic: 목공예 취미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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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August 15, 2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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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예 취미

나무를 자르고, 깎고, 다듬어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드는 것은 즐겁습니다. 어쩌다 좋은 재질의 나무가 버려져 있어 다듬어 만든 장난감은 재활용의 뿌듯함도 줄뿐더러 그것을 받고 좋아하는 아이들의 표정이 또한 저를 즐겁게 합니다.

이런 연고로 저는 때 아니게 목공예와 목각에 취미를 부치기 시작했습니다.

작게는 조그만 인형부터 크게는 큰 통나무 테이블과 걸상까지, 나무를 깎아 그릇을 만들고 손주들이 좋아하는 퍼즐도 만들어 주며, 가까운 이들에게 정성 들여 만든 공예품을 선물하면서 즐거워하는 표정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는 삶 중의 하나가 아닌가 하여 시작했습니다. 물론 무거운 Chain Saw를 들고 통나무를 켠다든지 자칫 방심하다가는 다치기 쉬운 Table Saw등을 다룰 때는 언젠가 힘이 부치면 이런 짓 못하겠지 하면서도 체력에 맞게 조절하는 요령도 아울러 길러지리라 믿습니다.

기왕에 시작하고 보니 이런 취미를 같이 나눌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시간 날 때 작업을 하는 것이지만 때로는 옆에서 구경하는 사람의 아이디어가 이외의 도움이 되기도 하여 동호인을 구해야 되겠다는 생각에 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우선 제가 준비 한 기계들은 전문가용이 아니고 아마추어에 적합한 취미용 기계들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들입니다. 주로 Home Depot, Low’s, Wood Craft, Harbor Tools, Sears, Rockler, Ebay 등에서 샀습니다.

삼 년 전엔가 저의 집에 있는 직경 1m 정도의 아름드리 소나무를 베어 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100년 가까이 된 소나무 두 그루가 지붕 처마에 너무 가까이 있어 집 보험을 거절해 벌목 전문 회사에 의뢰, 제거 하면서 아깝기 짝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경험부족으로 자른 생나무 토막들을 장작 한답시고 멀쩡한 소나무 밑에 쌓아 놓았다가 Bark Beetles라는 애벌레가 생겨 그 역시 백여 년 가까이 된 소나무 두 그루를 또 죽이고 보니 갑자기 통나무가 많아져 이들로 무언가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던 것입니다.

그래서 20인치 Chain Saw를 구입 해 밑을 ㄷ 자로 파 내 원형 테이블을 만들고, 그 안에서 나온 나무로 의자도 만들고 한 것이 저의 '나무 일' 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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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자르면 끝나는 것이 아니고 마르면서 자꾸 갈라지는 나무 틈새에 톱밥을 wood glue에 개어 때우고 마르면 다시 sand machine 으로 갈고 하기를 몇 달 하고 나니 제법 번드르르한 통나무 테이블이 되었습니다. 실은 bark beetles 애벌래로 인해 죽은 소나무를 가지고 천하 대장군과 여장군을 깎으려고 지상에서 3미터 가량 남겨 놓았습니다만 아직 시작도 못한 채 3년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목각(wood carving)에 솜씨와 취미가 있는 친구가 권하기에 저도 한 번 해 보리라 마음먹고 도구들을 장만 하였습니다. 그 친구는 미술대학 조소과를 나온 것도 아니면서 그가 만든 성모상이나 식구들의 얼굴 조각들을 보면 감탄을 자아낼 뿐으로. 그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작품에 쏟았을 시간과 열정, 그리고 인내심은 대단하였음에 틀림없습니다.

목각은 끌질과 칼질이 주된 일이므로 좋은 칼이 생명이라며 친구가 소개 해 주는 대로 재작년 서울 나가는 길에 동대문 시장에 가 두 세트를 구입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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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비'라는 이름으로 시중에 나와있는 이 칼은 재질이 우수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져 좋은 제품을 구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Flexible Shaft 조각 tool은 모터에 연결 된 유연성 케이블로 동력이 전달되어 손잡이 축 끝에 칼이나 끌, 그라인더들 부품을 장착하면 나무 깎기에 속도를 더 해 줍니다. 목각은 특별히 좋은 재질의 나무가 필요하며, 깎다가 실수하면 복구가 힘들어 신경이 쓰이는 편입니다. 들인 공에 비해 실수에 대한 처벌은 가혹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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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깎아 입체모양의 형상을 만드는 것이 재미는 있지만 목각은 오랜 시간의 연습과 머리 속의 3차원 형상을 나무토막에 실현 할 수 있는 안목과 감각이 필요한 것 같아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 해야 되겠습니다.

한 편, 평소 기계 다루는 것을 좋아하는 저는 각종 power tool들을 사용 해 나무를 키거나 자르고 대패질 하는 목공예(woodcraft)도 함께 해 보았으면 하는 생각으로 올 초부터 tool들을 하나씩 장만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관심을 가지게 된 기계는 실톱(scroll Saw)으로 이것은 길이 15cm 정도의 가느다란 쇠톱을 상하로 움직이는 arm에 걸어 재봉틀같이 나무 판때기를 도안대로 톱질 하는 기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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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 오렌지 카운티의 Fwy 405와 Euclid 가 만나는 근처에 있는 WoodCraft사 매장 건물에 4시간 또는 8시간짜리 목공 실습교실이 있어 50불-100불의 실습비를 내고 실제 기계를 사용하며 교육을 받는데 특히 안전 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실습이 아닌가 합니다. 실습실에서 Scroll Machine으로 나무 판때기를 톱으로 썰어 만든 첫 작품을 보면서 흐뭇했었습니다만 지금은 나무 토막으로 정면과 측면을 잘라 소위 입체감을 살린 동물도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손주들에게 종이에 그림을 그리라 해서 그림을 나무판때기에 붙인 후 그린대로 나무를 잘라 마무리 해 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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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톱 머신(Scroll Saw)으로 오려 낸 후 거친 면들을 곱게 갈아 내기 위해서 sanding machine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평면으로 다듬는 Disk-Belt Com-bination Sander 와 원통형의 sand paper가 돌아가며 상하로 움직이면서 갈아 주는 Bench Top Spindle Sander 두 기계가 매우 유용하게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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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oll Saw는 자를 수 있는 두께가 한정되어 있어(약 3cm) 나무 일을 하다 보면 톱날 벨트가 상 하 두 개의 큰 바퀴에 감겨 돌아가는 Band Saw의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Band Saw도 종류가 다양한데 제가 구입한 것은 벨트 길이가 100인치되는 기계인데 자를 수 있는 나무의 두께가 35 cm까지의 나무를 켤수도 있어 취미 생활에는 적합한 것 같습니다. Band Saw는 power도 있고 하여 사용 시 Scroll Saw보다 좀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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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계를 다루기 전에 역시 8시간짜리 코스를 등록하고 실습을 마쳤습니다.

Band saw건 scroll saw건 작업을 할 때는 늘 먼지와 톱밥이 날리게 되어있어 이것들을 vacuum cleaner처럼 흡입하여 bag에 담아 주는 소위 dust collector가 꼭 필요합니다. 차고 벽에 4인치 구멍을 내고 flexible pipe를 연결, 외부에 Dust Collector를 설치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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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면을 완전 평면으로 다듬기 위해 대패질이 필요한데 나무 면적이 작을 때는 손 대패로 해결 할 수가 없어 Jointers 라는 대패 기계가 필요하게 됩니다. 이것은 편편한 상판 밑에 대패 날을 품은 원통이 돌아가면서 그 위를 지나는 나무 밑을 대패질 해 주는 기계입니다. 특히 다른 색의 나무를 겹쳐 Band Saw로 자른 후 조각들을 호환하여 짜 맞춘 후 접착한 다음 면 고르기를 위해서는 이 기계가 필수 이기도 합니다. 이 기계를 쓸 때는 손 조심에 각별 해야 합니다. 밑에서 돌고 있는 칼날이 나무와 손가락을 구분 못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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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을 하다 보면 드릴로 구멍을 낼 일도 많은데 손 드릴은 똑바로 뚫어 내려 가기가 힘들므로 Drill Pusher라는 기계가 필요 합니다. 특히 wood work을 하면서 가운데 일정 모양을 오려 낼 때는 톱날의 제거와 장착이 쉬운 Scroll Saw를 쓰게 됩니다. 이때에는 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그 사이로 scroll saw의 톱날을 관통시켜 톱날을 장착합니다만 구멍 낼 때 이 Drill Pusher가 요긴하게 쓰입니다. 수직인 톱날이 장착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Band Saw로 가운데를 오려 내기 위해서는 밖으로부터 자르면서 들어가야 하므로 완전히 독립된 도넛 홀을 만들 수는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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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모서리나 옆 면 마무리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소위 라우터(Router) 라고 해서 칼날이 모터에 의해 돌아가며 나무의 모서리 마무리 작업을 하게 됩니다. 칼날의 모양에 따라 나무의 모서리가 갖가지 모양을 내게 됩니다. Router는 나무 판때기 복판에 사각의 홈을 파 주는데 사용 되기도 합니다. 통나무를 얇게 켜서 시계를 만들 때 시계의 사각 몸체를 나무에 안치기 위한 홈을 파는데도 필요 하지요. 나무 가장자리와 모서리 finish 작업 시는 Table 밑에 router를 장착하고 나무 판때기를 위판에서 밀며 작업 하고, 시계처럼 복판에 홈을 팔 때는 router만 떼어 내, router를 움직이며 깎아 냅니다. 소리가 요란하여 이웃집 방해 될까 저녁 늦게는 일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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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roll Saw나 Band Saw는 원통형의 화병이나 그릇들을 만들 수는 없습니다. 마치 도자기를 만들 때 모터로 돌리면서 작업 하듯 나무를 돌리면서 깎아 내는 소위 레이드(Lathe)라는 turning machine이 필요 해 지게 됩니다. 왼쪽 축은 모터와 벨트로 연결이 되어 있어 나무 통을 꽉 문채 돌려주고 바른쪽 축은 베어링으로 되어 있어 돌아가는 나무 센터를 잡은 채 건성 도는 역할을 하는데 여러 모양의 긴 Lathe 칼을 돌아가는 나무에 대고 갖가지 모양을 내게 됩니다. 칼 날을 잘못 들이대면 엉뚱하게 흠집이 나 진땀을 흘릴 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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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계는 다른 기계들도 마찬가지지만 돌아가는 속도가 있어 작업 할 때는 으레 보호 안경이나 얼굴을 모두 가리는 shield를 쓰고 해야 합니다. 나무 조각들과 가루가 온 몸을 뒤덮어 작업 하다 보면 깎인 나무들로 함박눈을 맞은 꼴이 되지만 그럴듯한 꽃병이나 접시가 완성되면 기분이 부듯 해 집니다. 언젠가 큰애의 오케스트라 지휘봉을 깎아 주리라 마음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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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역시 8시간 코스가 있어 Lathe 작업의 기본 과정을 이수 하였습니다만 안전 관리와 칼 쓰는 요령을 위해 필요 합니다.

Lathe에 쓰이는 칼들을 갈기 위해서는 분당 1700 회 정도의 저속으로 도는 grinder가 필요하며 칼날의 각도를 마취서 포지션을 잡아주는 guide를 갖추면 tool들을 갈면서 쓸 수도 있습니다. Lathe에 쓰이는 칼들 중엔 곡선으로 되어있는 것들이 많아 숫돌로는 날을 세울 수가 없습니다. 아울러 Chain Saw의 날들도 갈 수 있는 체인 saw와 sharpener도 마저 준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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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수정이를 시집 보내면서 예식장에서 쓸 신부신랑 반지 carrier를 Lathe로 만들고 다섯 살짜리 손주 승준이를 ring boy로 내 세워서 그것을 들고 신부 신랑 앞으로 걸어가게 해 놓았더니 제 딴엔 긴장 하면서 예식장 복도를 걷는 애를 보고 모든 이가 웃으며 귀엽다 하였으며, 마당에 놓인 통나무를 얇게 켜서 갈라지면 때우고 대패질과 sanding 작업을 거듭하여 예식장 하객들 center table에 놓을 wood 접시 열 다섯 개를 만드는 등, 늦게 시작한 나무 일 시작한 보람도 있었습니다. Center piece는 앞으로 벽시계를 만들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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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갈이 다른 나무들을 여러겹 본드로 붙인 다음 Band Saw로 적절한 굵기의 방망이 자료를 만들어 Lathe로 둥근 공예품을 만드는 일련의 작업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니지만 만드는 동안의 몰입과 형성되는 과정이 주는 흥미로움, 완성 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여느 취미 못지 않게 훌륭하다 하겠습니다.

나무 일은 무리하지 않고 적당히 시간을 할애 합니다만 간혹 하던 일을 끝내려는 욕심으로 무리를 자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다루는 기계들이 모두 한결같이 조심을 요하는 것들이어서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 것이 필수 이기도 합니다. 색갈이 다른 두 나무 판때기를 포개놓고 Band Saw나 Scroll Saw로 spiral 모양으로 자른 다음 하나씩 교환하여 맞추어 주면 훌륭한 식탁의 hot plate 가 만들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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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시작한 새로운 취미활동입니다만 '오늘이 내 인생의 가장 젊은 날'이라면 그리 늦은 것도 아닙니다. 체력과 타협만 잘 한다면 말입니다.

안 해보던 일에 도전장을 내면서 '내 나이가 어때서' 하며 좋은 취미 하나를 개발 해 보고 싶은 동지가 있으시면 좋겠습니다. 아님 단지 호기심으로 저의 작업실을 구경 해 보고 싶으시면 언제라도 환영입니다.

문병길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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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Re: 목공예 취미
on: September 8, 201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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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기계를 추가하며 목공에 취미를 시작한지 5년째가 되어갑니다. 가끔 Woodcraft사에서 시행하는 각종 목공 클래스도 듣고 유투브나 목공관련 SNS도 보아가면서 자가실습을 하면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요. 어떤 때는 이런저런 이유로 잠시 뜸하기도 했지만 일이 손에 안 잡히면 기구들이라도 닦아 놓으면서 공방을 꾸준히 지켜오고 있습니다. 여덟 손주들 생일 때 그들 방에 걸어놓을 시계나 장식품을 만들어 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가 되었습니다. 동문 중 이런 것에 취미를 가지고 있으면 같이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아이디어도 나누고 취미를 교환하고 싶습니다만 아직 그런 인연이 없네요. 파우어 툴을 다루는 프로젝트라 매사 조심이 필요하고, 때로는 힘이 벅차다는 느낌도 없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손으로 만든 나무 기구들이 남에게 기쁨을 준다는 즐거움과, 무엇을 만들 때 마다 집중 하다 보면 잡념이 달아나고 물건이 만들어지면 뿌듯한 성취감이 와, 목공 또는 목각 취미 또한 나이 들어 할 수 있는 취미 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 되는 중에 마침 미주 한국일보 경제 판에 목공 취미에 관한 글이 있기에 아래에 퍼 왔습니다. 문병길 20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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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한국일보 The Korea Times 2019-09-03 (화)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 ‘목공’

퀴즈 하나. 강동원, 유연석, 해리슨 포드 이 멋진 남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바로 목공이다.

대한민국 대표 미남 배우 강동원은 한동안 매일 산으로 출근하다시피 하면서 가구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으로 주목받은 유연석은 자신의 방 가구를 직접 제작할 정도로 목공 마니아이고 해리슨 포드도 무명시절 부업으로 시작했던 목공에 취미를 붙여, 지금은 집에 목공방을 차려놓았을 정도다. 최근에는 개그우먼 김숙·송은이까지 목공 하는 모습이 전해지는 걸 보니 목공은 남성만의 전유물이 아닌 것 같다.

목공에 대한 관심은 연예인에게 국한된 게 아니다. ‘취목족(취미로 목공을 하는 사람들)’이 21만명을 넘어설 만큼 목공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취미생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사람들은 왜 목공에 빠졌을까.

정답은 세대를 아우른 현시대의 열망에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나에 대한 집중’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김난도 교수는 5060세대를 ‘나’로 다시 태어나는 ‘리본 세대(Re-born generation)’로 정의했다. 자식 걱정, 직장 걱정에서 자유로워진 이들은 제2의 자아실현을 위해 생산적인 여가활동을 찾아다닌다. 젊은 세대도 별반 다르지 않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은 90년생들의 충성심은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를 향해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기존 세대와 달리 조직이 아닌 ‘나’에게 헌신한다. 그래서 ‘나’를 기쁘게 해주는 것, ‘나’를 실현하는 것에 대해 물적·시간적으로 아낌없이 투자한다.

목공은 젊은 세대부터 리본 세대까지 ‘나에 대한 집중’을 제공한다. 은은하게 올라오는 목재 향기와 나무를 깎고 땀을 흘리는 육체적 노동이 더해지면 일상의 각종 상념은 옅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대부분의 일상을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앞에서 보내는 요즘, 목공은 일상에 치여 홀대했던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목공은 환경친화적인 취미다. 나무가 탄소를 흡수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무가 성장하면서 탄소 흡수량이 줄고 결국에는 탄소를 흡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 없다. 따라서 충분히 자란 나무는 베어내 목재로 활용하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를 심어 누적 탄소 흡수량을 늘려야 한다. 목재로 다시 태어난 나무는 흡수한 탄소를 저장하는 ‘탄소 통조림’으로 살아간다. 목공을 하면서 우리는 나를 실현하는 동시에 환경도 살리는 것이다.

늘어나는 목공 수요에 발맞춰 산림청은 최근 서울에 제1호 ‘목공창작 공유센터’를 열었다. 취미 목공인부터 직업 목공인까지 모두가 누릴 수 있는 목공 공유 플랫폼이다. 또 전국 지자체에 ‘목재문화체험장’을 조성하고 목공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일상에서 목재와 친해질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여름, 나에게 집중하고 삶의 의미와 행복을 찾기 위한 ‘목공 힐링’을 제안해본다.

<박종호 산림청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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