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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Topic: 서울에 짐 풀고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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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서울에 짐 풀고
on: August 18, 2017,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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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15일 밤 비행기로 LAX를 떠나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17(목)일 새벽 다섯 시가 되어 있었습니다. 비행기 좌석들이 군데 군데 비어 있었는데 며칠 전에 스케줄 확인할 때는 만석이었다 한 걸 보면 아마도 출국 하루 이틀 전에 여행을 포기한 승객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트럼프-김정은의 위험천만한 말 씨름 잔치와 함께 8월 중반부터 9월 중반이 한반도의 위기라고 미디어마다 설치는 고국의 활주로에서 공항 램프로 움직이는 비행기 창으로 흐르는 굵은 빗줄기가 서울의 장마철을 말 해주고 있었습니다.

공항 버스도 운행이 개시 안된 이른 아침에 다발다발 엮어 온 아내의 가방도 많아 공항을 오가는 개인 밴 택시를 잡은 우리 부부에게 천안이 고향이라는 사장님 기사는 말도 많았습니다. 마침 그가 극찬하던 기사 식당이 우리 도착지인 마포 공덕동 오거리 근처이고 도착 해 보니 아직도 새벽이라 퍼지러 자다가는 시차 적응이 안될까 봐 찾아 가 국밥 맛을 보았습니다. 효창공원 전철역 큰 길가에 몇 십 년 되어 보이는 낮은 건물의 조그만 이 식당은 새벽부터 정오쯤까지 어제 밤새 고은 곰탕 국물 국밥이 다 팔리면 문을 닫는다는 특이한 식당답게 그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한 그릇에 칠천 원이니 세금과 팁이 없어 5불짜리 식사인 셈입니다. 아직 한적한 이른 아침의 서울 거리는 며칠간 내리고 있는 8월 장마 비로 미세먼지 없는 맑은 공기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100일 내외기자 접견이 tv에 생중계 되었는데 전임 대통령들과는 사뭇 다른 자유스런 분위기 속에서 사전 각본이 없는 질문과 답변이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젊은 기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각을 세우는 보수 냄새의 질문들이 전무 해 아쉬운 감은 있었지만 막힘 없고 여유 있는 대통령의 답변들과 부드러운 분위기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너무 쉬운 문제지를 받아 든 수험생이 자만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북한이 멈춰야 될 단계(red line)'를 어느 시점으로 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이 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에 소형 핵 탄두를 장착할 능력을 가지게 되는 시점'이라고 답변 해 의아 했습니다. 이는 미국의 red line이지 대한민국의 red line이 될 수는 없으며 한국 대통령의 red line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었는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반도 내의, 심지어는 한반도 외부의 전쟁이라도 그것이 한반도의 안위에 관계되는 전쟁에 관한 결정이면 그 어느 결정도 한국정부의 의견이나 동의 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 표명이 좋았습니다. 작금의 대한민국 처지가 그럴 위치에 있는지는 차치 하고서라도 대통령이 주눅 안 들고 주위 강국과 김정은에 단호한 말로 받아 치는 것은 희망적입니다.

8월 18일(금). 한국은 지금 살충제에 절은 달걀문제로 난리입니다. 미국을 떠나기 전에도 유럽에서 난리가 나 있는 것을 보고는 왔지만 한국은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 몇몇 수입 달걀을 조사하다 오염 된 것이 발견되어 국내 생산업체들을 조사 해 보니 수많은 국내 계사들이 살충제를 쓰고 있어 하루에도 수십 번을 TV에서 소위 '친환경 달걀'이라고 표지가 붙은 달걀들을 쓰레기 통속에 처박는 장면을 보게 됩니다. 우리가 일상 먹는 닭고기는 난 지 30일 정도되는 영계(산란 계)라서 괜찮지만 노계(폐계 닭)로 만드는 가공식품들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녁을 함께 한 친구는 모두가 너무 호들갑이라 했습니다. TV에서는 닭을 케이지에 가두어 놓지 않고 방사 하면 달걀 한 알에 천원을 상회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야당들은 문재인이 'I love me' 도착증에 빠져 있다고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어느 마트에는 달걀 상품 위에 '무공해 특란'이라는 표지판을 걸어 놓은 것이 TV에 비칩니다. 마포 최대포집 간판이 '원조' 에서 '진짜 원조'로 바뀌듯 달걀 이름도 처절합니다.

8월 19일(토), 서울의 TV는 이달 15일이 삼성 이재용 선고 공판인데 결과에 따라 줄줄이 연계될 박근혜 최순실 이기춘 우병우.... 등등의 재판 향방도 있어 사람들의 고조된 관심을 유발하고 있습니다.

지하철보다는 버스를 선호 합니다. 지하철이 빠르고 약속 시간에 대어 가기에는 최상이지만 달리는 지하철에서 밖을 볼 게 없으니 시야에 들어 오는 것은 맞은편 사람 얼굴이고, 그것을 피하자면 눈을 깔던지 감는 수 밖에 없습니다. 너나 나나 아이폰에 열중 하는 것도 이해 할 만 합니다. 노인들은 공짜 표라서 출퇴근 번잡시간에 전철 타면 눈총을 받는다 합니다. 이 나라에 이런 좋은 시설이 만들어지기까지 그들이 일생 얼마나 열심히 일 했는지 젊은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버스 차창 밖의 사람들 모습과 가게들의 손님 끌기 위한 기발한 간판들, 교통지옥 속을 누비느라 이를 악물고 있는 운전자들의 표정에서 상대적 평온을 즐기게 하는 버스 좌석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가끔 재미있는 차도 발견합니다. 회사차인 듯한 어느 조그만 봉고차에 '제발 스치지 마세요. 회사에서 수리비를 제 월급에서 빼요' 라는 스티커를 보며 속으로 쿡쿡 웃었습니다.

8월 20일(일), 굵은 빗방울이 창밖을 때립니다. 한중 수교 25주년을 맞아 한국의 강경화와 중국의 왕이가 만나 사드 얘기를 한다는데 배타적 입장에서 수용자세로 돌아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날을 세우고 있는 중국의 고차원 대미 협상 방정식에 남한의 목소리도 무시못할 한 변수가 되어 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내일부터 한미 을지연습이 시작되는데 참여 미군 병력이 30% 축소된다 합니다만 규모는 전과 같다 하는 가운데 한미훈련에 대한 북의 비난은 극렬합니다. 오늘 방한한 해리스 미 태평양 사령관의 유사시 한미 공조를 다짐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인기리에 팔리고 있던 전두환 회고록 3권 중 5.18 광주항쟁을 다룬 제 1집은 회수 조치되고 2,3집 수입 7억을 국고에 환수 시킨다는
보도가 나옵니다. 518 광주 사태는 이북 좌파의 농간으로 국가의 안위가 위태로워져 어쩔 수 없는 군의 통제였다는 그의 회고록 1집이 출간 금지 된 것은 호남 지지를 기반으로 이룩된 현 정권으로서는 간과 할 수 없는 사안이긴 하나 어쩐지 출판의 자유를 박살내는 졸렬한 처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살충제 계란 파동이 '농피아'라는 신조어를 만들면서 농림부 식품 안전 행정 등 정부기관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는 문재인이 앉힌 농림 장관을 시비 걸고 여당은 3개월밖에 안 된 문재인 정부 탓이 아니라 장기간의 행정 공백기간 관리에 소홀했던 전임 정부의 소산이라고 받아 치고 있습니다. 마포 공덕 재래시장의 부침이 전문점들이 계란 파동 탓인지 한산하고 김밥집들은 계란말이를 빼고 있습니다.

오늘 저녁 8시에 국민 인선위원과 정부 고위 각료 및 시민 280여명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정부의 대국민 보고대회가 있었습니다. 원래는 광화문 광장에서 하려 했으나 보안관계로 청와대 잔디로 옮겼고, 그나마도 장마 비로 영빈관으로 들어 가 하게 된 거라 합니다. 대회 중 대통령 부부가 15분 가량 참여했습니다. 대통령이 높은 지지도에 자만하지 않고 초심을 잃지 않는 겸허한 마음으로 국정에 임하도록 열심히 내조하겠다고 말하는 김정숙 영부인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세금을 올바로 쓰는 것은 정부가 해야 할 제일의 의무이며 일자리 창출은 정부의 최우선 과제이고 주 52시간 근무시간 정착과 근로자가 휴가를 찾아 쓸 수 있는 여유가 조성되어야 젊은이들의 저 출산 풍조가 지양되고 소비문화가 이루어져 경제활성화의 기틀이 마련된다는 말을 이었습니다. 질문과 답변이 미리 준비 된 것들이고 시간도 턱없이 부족해 어느 야당의 말마따나 소통의 장이 아니고 쇼(show)통의 장이 된 듯한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좀더 다른 차원에서 국민들과 가까워지고자 하는 성의는 보이고 있습니다. 기왕이면 요사이 난리를 피고 있는 계란파동이나 K-9 자주포 폭발 사고 등도 거론이 되었어야 했던 것 아닌가 합니다.

완벽을 기대 할 수는 없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덜 권위적이어서 사람을 편하게 해 줄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며칠 전 오렌지 카운티 어느 골프장에서 우연히 같이 운동하게 된 사람과 통성명 하는 자리에서 성을 대니 뜬금없이 자기는 문재인 생각을 하면 자다가 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그를 혐오한다 하여 어안이 벙벙했던 게 생각 납니다. 아직은 좀 두고 보시지요 할여다 말이 길어질까 침묵으로 일관 했습니다만.

8월 21일(월), 서울역을 옆에 끼고 높고 긴 고가도로가 있었는데 그것이 '서울 길'이라는 이름의 공원으로 바뀌어 오늘은 그 길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이 고가도로는 서울역 뒤 편 만리재/청파동과 맞은편 퇴계로/남대문 시장을 잇는 고가 차도로 3년 전에 이 다리의 차량 통행 안전에 문제가 생겨 철거를 고려하던 중 공원으로 꾸민 것이라 합니다. 각종 꽃과 나무들을 큼직큼직한 콘크리트 화분에 심고 곳곳에 마련 해 놓은 쉼터들은 한눈에 내려 보이는 숭례문과 서울역, 염천교 다리 등과 함께 번잡한 도심의 도피처가 되어 줄 것 같습니다.

8월 23일(수), 갑자기 식약청 식품 안전처에서는 검사 결과 나온 살충제 성분 중 가장 위험한 파프로신의 양은 성인이 하루에 2.6개의 살충제 달걀을 먹어도 위해 하지 않은 양이라는 발표를 하여 헷갈리고 있습니다. 의협과 보건학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차산 근처의 친구를 보기 위해 마포에서 광진구 구의동까지 운전을 하는데 강변 강북 도로에서 출구를 놓쳐 성수대교로 한강을 건너 강남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U턴을 해서 강북으로 돌아는 왔지만 그때부터 내비게이션이 목적지에서 몇 마일 떨어진 동네 골목을 헤매게 만들어 친구 집까지 도착하니 두 시간 넘게 걸리고 말았습니다. 몇 년 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친구를 벼르고 찾아 간 겁니다. 이제 나이 있고 보니 어쩌다 이곳을 오는 제가 친구를 보는 거나 저를 그에게 보여주는 기회가 늘 있을 것 같지 않아 억척을 부려 본거지만 그리 해서라도 만나 보길 잘했다 싶었습니다.

8월 25일(금), 사법부에서 재판 과정의 미디어 취재를 불허한 채 삼성 이재용 부회장 공판 방청권을 15대 1의 경쟁 속에서 티켓을 받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법정 판결이 났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5년 실형이 언도되었습니다. 삼성은 곧바로 상소 할 예정이라 하였습니다.

영화 '택시운전사'가 준 여파가 대단합니다. 5.18 광주 민중 봉기 시 헬기에서 사격 행위가 있었고, 공군 비행기 출격 준비까지 되어 있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 합니다. 마음을 같이 나누는 몇 안되는 동무중 하나로 현역인 토지 전문가 친구와 대한극장에 가 종의 전쟁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원래는 '편안한' 영화를 보자는 게 종영되어 이 영화를 택했습니다만 만원의 관람료가 시니어에게는 반값 활인에다 미국에서 본 1편 2편보다 이 3편은 내용이 있어 흡족 했습니다. 상영시간에 여유가 있어 바로 옆의 버거킹에 들려 햄버거를 먹는데 감자튀김을 덤으로 주문하니 계산대 어린 종업원이 감자 튀김은 패키지에 계시는데요 하길래 그냥 웃으며 감자튀김은 안녕 하시냐고 농을 하니 이 종업원은 자기가 한 틀린 말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둘이서 그냥 피시 웃고 말았습니다. 기왕에 하는 말입니다만 요사이 이곳 뉴스를 보다 보면 뉴스 앵커들이 몰래 카메라에 잡히는 물건 도둑을 쫓으며 '훔치셨습니다' 식의 존칭을 붙여 눈살 찌푸리게 하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한국말의 존칭이 하 복잡해 헷갈리기 쉬운 젊은이들이 무난한 방법으로 모색한 것이 '우주 만물에 무조건 존칭을 붙이는 것' 만이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실수를 피하는 정답으로 공부 한 것 같습니다.

8월 26일(토), 오늘아침 6시에 북에서 단거리 방사포(미국에서는 단거리 미사일로 발표)을 쏴 올렸다 합니다. 정부는 예정했던 대로 오늘 열 시에 그간 취임 100일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더불어 민주당 당원들을 초대 해 파티를 열었는데 야권에서는 이런 상황에 국가 보안 최고 책임자도 참여 하여 술판을 벌였다고 질책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파티에서 대통령의 제안으로 축배를 생략하고 곰탕만 먹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8월 27일(일), 안철수 의원이 50% 넘는 득표로 국민당 대표가 되었습니다. 당 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안철수는 당이 부르면 서울시장에도 도전해 보겠다 말합니다. 정동영 천정배 이언주 안철수 4명의 후보 토론회에서 뜬금없이 정동영이 젊었을 때는 미남이었는데 늙으니 볼품없다는, 안 해도 될 말을 한 이언주 후보는 3%의 지지율밖에 못 받았습니다. 몇 년 전 정동영의 노인 폄하 발언과 질이 비슷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인 부부와 대부도 주말농장을 다녀 왔습니다. 광명시로 해서 서부 간선도로를 통해 시화호의 길고 긴 방파제 4차선 도로를 가로지를 때 멀리 인천공항을 내 달리는 공항다리의 거대한 교각이 안개 속에서 가물가물 보였습니다. 제방에는 낚시를 대여하는 소형 트럭도 보이고, 대부도로 진입하는 도로는 차량의 홍수로 막힌 가운데 한집 걸러 할머니 손국수 간판이 보입니다. 대한민국의 어디를 가나 삼 사십 년 전의 '자연 그대로'는 없고 빌딩과 식당, 빌라와 팬션의 숲입니다. 시내를 돌아 다닐 때나 지방으로 돌 때도 이 모든 시설들이 북의 폭탄 위협에 놓여 있다는 게 서글픈 생각도 듭니다.

8월 28일(월), 엊그제 북에서 올린 발사체가 방사포가 아니고 단거리 미사일이었음이 확인 되었다는 한국 국방부의 정정 발표가 나왔습니다. 북한의 발사체 규명에 미국 기술진보다 열등한 장비 탓이라는 해명이었습니다만 야당은 정부의 미흡한 상황 파악 능력을 성토하고 있습니다.

8월 29일(화), 오늘 새벽에 북한이 중거리 탄도 미사일을 일본 상공을 통과 2700 Km 거리의 동해에 또 화성 12형을 쏘아 올렸습니다. 3일 전에 발사한 것과 같은 형인데 이번에 쏜 것은 각도를 높여 다탄두 미사일의 대기 진입을 테스트하기 위한 것이라 합니다. 새벽 여섯 시 일본 혹가이도에서는 경보가 울리고 주민 대피령까지 발동 하는 등 긴장된 순간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일본보다 8분 늦게 이것을 발표 하였다고 합니다. 오늘 북한이 쏜 미사일은 방향만 조금 틀면 괌으로 가는 거리라 합니다. 미디어에서는 일촉즉발의 이러한 시점에서 대화만 고집하거나 대화와 대북한 무기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율배반의 문재인 정부를 문제 삼고 있습니다. 북핵 도발 해결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대한민국 정부의 결연한 다짐(국내 미디어들은 이것을 '문재인의 운전대론' 으로 명명)을 북한 방송에서는 무슨 잠꼬대같은 얘기인가고 비아냥대는 장면이 국내 방송에 인용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처럼 경거망동 할 때도 아니고, 그렇다고 거들떠 보지도 않는 북에 대화로 풀자고만 할 수도 없는 난감한 처지가 되어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북으로부터 당하고 있는 KOREA PASSING, 심각한 문제 같습니다.

대부도에서 출발하는 페리를 타고 대이작도에 가 볼 예정으로 지인 부부와 함께 새벽부터 부지런을 떨었으나 막상 부두에 도착 해 보니 풍랑이 심해 출항이 취소 되었다 해서 실망스럽게 돌아 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8월 30일(수), 고국을 올 때마다 만나 식사하던 옛 직장의 직원들과 오늘 좋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들 저와 이십 년 나이 차가 있으나 지금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부장(최근에는 직급명이 바뀌어 과장-프로페셔널-상무-전무-부사장-사장 으로 바뀌었다 합니다)타이틀로부터 전무타이틀까지 다양한 직급을 가지고들 있는 이들은 이십 년 가까이 저의 귀중한 친구들입니다. 하나같이 성실 진솔해 이렇게 오래동안 관계를 유지하고 지내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식사 테이블에서 최근 한국의 일촉즉발 사태를 애기 않는 게 모두의 바램 같았습니다만 보수이기엔 젊고 이제 막 선거권을 가지게 된 자녀를 둔, 탈 막무가내 진보와는 거리가 좀 있는, 그들은 말을 아끼는 게 아닌가 합니다.

8월 31일(목), 월드컵 경기장 근처의 서부서울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 만기가 되어가고 있는 운전면허증을 갱신하며 고국의 첨단화 되어있는 대민관계 서비스를 실감했습니다. 운전면허 관계로 오렌지 카운티의 DMV를 찾을 때 마다 겪어야 했던 지루한 기다림과 중압감을 이곳 에서는 느낄 수 없었습니다. 미국처럼 시험을 다시 보라 던지 하면 어쩌나 했는데 그런 요구는 전혀 없어 반가우면서도 어쩐지 노령 운전자에 너무 관대하지 않나 하는 우려가 없지 않았습니다. 월드컵 경기장 주변 도시의 훌륭한 조경과 깨끗한 도로, 교통 시스템이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9월 1일(금), 남쪽도 핵의 힘을 갖추자는 얘기가 솔솔 나와 격한 논쟁을 불러 일으킬 것 같습니다. 오늘 매일경제는 송영무 국방장관이 트럼프의 맥 매스터 보좌관 일행과 회담에서 한반도에 미 전술핵(단거리 미사일 형태의 전략 무기)의 재 배치를 논의 했다는 기사를 실었고, 평론가들은 '대화로 풀자'고 하며 핵무기 운운하는 것은 이율배반이 아닌가고 하는 사람들과 그래도 힘은 힘 대로 길러야 되지 않느냐는 사람들로 TV 시사평론장을 달구고 있었습니다. 이런 얘기가 방송에 공공연하게 나오는 것은 오늘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문제인 대통령이 겉으로는 북 핵 문제를 대화로 풀자고 강변 해 Korea Passing과 서울 불바다의 난관을 늦추는 한 편 뒤로는 '대한민국 자체의 실력을 모색하는' 획기적인 힘을 갖추어 남북한 힘의 균형을 조성하고 제목소리 내는 실속 있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이 나왔다는 보도는 오보이고, 살충제 계란파동도 지나친 과장이었다는 보도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디어들이 냄비에서 끓는 물 같아 웬만하면 '조금 기다려 봐야' 될 것 같습니다.

9월 2일(토), 동대문 시장에서 원단 도소매업을 하는 지인과 시장 옆의 먹자 골목을 찾았습니다. 좁은 골목에 각종 생선을 굽는 음식점들이 수 십 군데 들어 차 있어 '동대문 시장 생선구이 골목' 으로 이름난 곳입니다. 골목은 온통 생선 굽는 연기와 냄새로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걸어만 가도 이미 구은 생선이 입에 가득한 기분인데, 호객 행위가 워낙 집요 해 '끌려' 들어가게 되는 골목이기도 합니다. 큰 증권회사 사장까지 하다 지금은 부인이 하고있는 퀼트사업을 돕고 있는 지인말은 요사이 시장 풍경은 마치 남북한 긴장상황의 거울인양 미디어의 보도에 민감하여 북의 미사일 시험이나 미미한 도발 때 마다 사람들이 발길이 적어진다고 했습니다. 경기가 침체 되어 문 닫는 도매상이 늘고, 지금 이 시대에도 유일하게 존재하는, 1층부터 4층까지 원단을 나르는 '지게꾼'들이 일감 없어 걱정들을 한다 합니다. 때로는 부인을 돕는다고 자기가 원단을 옮기는 일이 있을 때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되어 건물을 우정 돌아 옮기느라 힘이 두 배 든다는 말도 했습니다.

9월 3일(일), 오후 12시40분에 북한은 함북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하였다 합니다. 이번에 실험한 핵 실험은 수소폭탄일 가능성도 있다 합니다. 진도 5.7정도의 인공지진을 만든 위력으로 보아 40 내지 50킬로톤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하고 이 파괴력은 서울을 일시에 날릴 정도라는 말이 TV 해설자의 입에서 나오기도 합니다. 오후 세시에 북의 '중대발표'가 나오고 있었는데 그 내용은 '대륙 탄도 로케트에 장착할 수소탄 실험을 성공적으로 거행하였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위대한 수령 동지께서 말씀 하시었습니다' 식의, 동양 예법에 맞지 않는 귀에 거슬리는 평양방송이 서울의 각 방송에 그대로 방영되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도 아닌 터에 누군가는 그러한 인용보도 때 마다 남한에서 북한에 일정 금액을 지불한다는 말도 있어 언짢습니다. 군사적 배타관계에 놓여 있으면서 한 쪽은 핵을 갖추고 있고 한쪽은 핵이 전혀 없는 유일한 곳이 지구상에 한반도뿐이라는 말과 함께 이제는 남한도 핵을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 는 말이 공공연하게 방송 화면에 비춰지고 있습니다. 급하면 '사서라도' 핵을 갖추자는 말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일 것 같습니다.

9월 4일(월), 어제 북에서 실험한 6차 핵 실험이 50 킬로 톤의 위력이라 합니다. 트럼프가 문재인의 '대화론'은 시기 적절하지 못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친구와 저녁식사를 한 동묘 근처의 어두운 횟집은 서비스도 안 좋은 터에, 때가 낀 수족관이 찜찜했지만 오래 만에 만난 친구와 회포 풀기에 장시간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밤 늦게 헤어져 집에 오는 길에 큰 일이 다급해 퇴계로 길가 빌딩의 큰 커피 집 화장실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늦은 시간에도 손님들로 붐비는 커피 점 점원이 손짓 하는 대로 테이블 사이를 비집고 지나 화장실로 통하는 뒷문을 열고 복도를 끝에 반가운 화장실이 있었습니다. 허겁지겁 일 치른 후 '페이퍼 웍'을 위해 아무리 두리번거려도 화장지 두루마리가 없는 거였습니다. 늦은 저녁이라 빌딩 내는 고요한 적막뿐 이어 구조를 청할 수도 없고 그저 난감했습니다. 화려하게 발전한 서울에 흠뻑 취한 흥이 변기통의 물 내리는 소리만큼 요란스럽게 내려 앉는 순간 이었습니다. 커피점을 나서며 점원에게 불만을 하니 점원은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 카운터 구석의 큼직한 두루마리를 가리키는 거 였습니다. 여러개의 업소를 가진 빌딩 내의 공동 화장실에는 화장지를 비치하지 않으며 용무가 있는 손님이 각 업소에 비치된 두루마리에서 화장지를 적당량 잘라 가지고 뒷문으로 해서 빌딩 내 공동 화장실에 가야 되는 지극히 보편화 된 '상식'을 결여한 '미국 촌놈'의 에피소드였습니다.

9월 5일(화), 북한 방송은 6차 핵 실험 이후 EMP(Electro Magnetic Pulse, 전자기 파) 폭탄을 미국 상공에서 터뜨릴 수 있다는 협박을 하고 있고 미국은 트럼트 대통령이 군 수뇌부와 내각 최고 수반들을 모집하며 숨가쁜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TV에 보입니다. 한 편 보수 한국당은 김장겸 MBC 사장의 법원 강제 출두 소환에 반기를 들고 국회 출석을 보이콧 중이며, 작금의 국가 안보 위기는 현 야당들의 작태로 기인했다는 여당 추미애 대표의 격앙된 표현을 가지고 정치판이 매우 소란스러워지고 있습니다. EMP 폭탄이 미국 상공에서 터지면 모든 전파가 무기력 해져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는데 이 폭탄은 미국이 이란을 공격 할 때 한 번 썻다 합니다. 그러나 과연 북한이 이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 합니다. 잦은 북의 원폭 실험이 가까운 백두산 분화구 밑의 맨틀(액체형의 지각 밑 용암)을 자극해 활화산이 될 수도 있으며 그 피해는 북은 물론 중국과 일본이 고스란히 입기 때문에 그곳 전문가들의 연구조사가 은밀히 진행 중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국방장관이 작금의 남북 비 대칭 핵 능력의 심화는 남한의 핵무기 자체 보유나 미 전술 핵의 한반도 재 배치를 고려 할 때라고 하고 있는 중에 외교부 장관은 자체 핵무기는 고려사항이 될 수 없다 하여 문재인 정부의 엇박자를 실감케 합니다. 대화만이 해법임을 강조한 정부로서는 공공연하게 자체 핵무기 얘기를 꺼낼 수는 없으니 이런 전초전을 밟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정부의 안보방향이 충분한 신뢰를 못 주고 있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핵 보유국으로 인정 해 달라는 김정은의 요구와 미국에 위협만 안되면 타협 할 수도 없지 않은 트럼프 사이에서 북의 핵 포기 얘기를 꺼내는 문재인이 초라 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입니다.

9월 6일(수), 대기하고 있던 사드 차량들이 성주 시민과 서울서 내려간 야당 의원들, 그리고 데모용으로 고용된(?) 수많은 사드 배치 반대 데모 군중이 던지는 달걀과 물병을 뚫고 성주 외곽 사드 배치 장소로 진입하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데모 군중이 연출하는 소위 '사드 댄스'에 동참하는 야당 의원들의 모습도 보입니다. 흥이 나면 아무 데서나 춤을 추는게 '한국인'의 특성이라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 야당들은 '운전석'에 앉은 것은 문재인이 아니고 김정은이라는 야유를 하고 있어 '운전대에 앉을 자격도 없는 문재인이 무슨 잠꼬대냐?'고 원색적으로 비양대는 이북 방송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충청남도 온양에서 공주 쪽으로 이십여 리 깊숙이 들어 앉은 아산의 중리 마을을 찾았습니다. 지금은 공주로 통하는 큰 도로가 나 마을이 많이 달라졌지만 어린시절 육이오 전쟁당시 가족을 따라 피난살이 했던 이 마을은 설화산 맹경산 비향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산골 마을이었습니다. 아직도 옛날 그 집터에 살고 있는 옛 초등학교 동무들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지금은 농사일손을 놓고 있는 이 친구들이야 말로 저에게는 옛적 코흘리개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귀중한 인연들입니다. 오후에는 고향인 천안 초등학교 동무들을 찾았습니다. 천안 초등학교는 입학과 졸업을 하 터라 그 곳에도 아직 만나는 동무들이 몇 있어 고국을 나올 때마다 이렇게 두 다른 초등학교 동무들과 귀한 만남을 가진지가 육십 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동무들과 점당 백 원 짜리 고스톱을 치고 그들 집에서 하루 밤을 자고 다음 날은 사적 116호로 보존되어 있는 해미읍성을 구경 했습니다. 잘 보존된 평성으로 충청의 군사 중심지였으며 이순신 장군이 군관으로 근무 하기도 했다는 이 유적지는 역사적 가치가 큰 만큼 그 보전에 힘 쓴 의지도 돗 보였습니다. 해미는 이십여 년 전 생전의 어머님을 모시고 당신이 다니시던 읍내 초등학교를 와 본적도 있는 어머니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오후에 서울로 와 종합병원에서 정년퇴직 한 후 병원에서 놔주지 않아 아직도 일하고 있는 고등학교 단짝 친구와 저녁을 함께하고 의기가 투합 돼 참 오랜만에 당구를 치고 헤어졌습니다.

9월 8일(금), TV에서는 북의 정권 수렵일인 9월 9일(구구절)을 기해 어떤 위협적 행위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일본언론이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자체 핵 보유를 원하는 국내 여론이 60%를 상회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사드 임시배치로 중국내의 보복 시위가 거세어질 양상입니다.

9월 9일(토), 북의 도발 없는 '평화로운' 하루였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왜 '평온'한지 알 것도 같습니다. 중학교 일학년부터 단짝으로 옆자리였던 이래 지금껏 늘 마음이 늘 옆자리인 친구와 인천 연안부두의 횟집을 찾았습니다. 가까스로 차를 대고 맘모스 회 센터에 들어서니 드넓은 공간에 30여개의 횟집이 의자 없는 낮은 평상구조와 온돌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칸막이도 낮아 통로에서 100미터 가까운 길이의 회 센터의 끝이 보이는 이곳은 술잔 부딪는 소리와 토막 난 낙지가 아직도 접시안에서 꼬물거리며 한국인만의 입맛을 돋우는 진기한 모습의 식당입니다. 셋이 맛있게 먹고 십만원정도의 식대를 지불하는 것을 보고 나서는 길에 그 식당 수족관에서 큼직한 고기 한 마리가 자빠져 비실비실 하는 모습을 보고는 보지 않았다 마음 먹기로 하였습니다.

9월 10일(일), MBC 사장을 소환 했다 해서 국회 출석을 보이콧 했다가 오늘 취소하고 국회로 돌아 오는 퍼포먼스를 연출한 자유 한국당의 홍준표 위원이 미국과 중국을 가서라도 전술 핵(단거리 미사일 형태의 핵)의 재 배치를 설득 시키겠다고 말하고 있는 중에 문재인 지지 층 54%가 대한민국의 핵 무장을 찬성하고 있다는 TV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한국의 자체 핵 보유 가능성을 언급한 보도가 TV에 나오고 있어 급변하는 상황의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전술핵은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도 한국이 요청한 바 있으나 거부 된 적이 있었다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뒷자리에 앉아 난해한 시를 써 댔던 작가 친구와 현역 토지 전문가 절친 셋이서 을지로 우래옥 냉면을 하고 청계천을 걸었습니다. 이명박은 흠모가 안되어도 청계천은 걸을 때마다 잘 했다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대통령'의 치적이 될 수는 없는데 그것밖에 좋은 게 없습니다. 물가 나무 덩굴 사이로 잡초가 가슴까지 차 있는 게 아쉬웠습니다. 집에 와 작가 친구가 준 그의 저서 '이어령 평전'을 읽으면서 늦게나마 친구의 '깊이'를 발견하였습니다.

9월 11일(월), 내일 새벽 트럼프가 UN 안보리에 대북 제재안을 상정 할 것이라는 보도입니다. 트럼프가 한반도의 전술 핵 재배치나 전략 핵능력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안보리에 접근 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에 국제적 압박을 가해 미국의 독자적 대북한 제재를 합리화 하려는 의도 아닌가 하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체의 핵 무장에 대해 야당인 한국당과 여당인 바른정당이 긍정적인 반면 야당인 민주당과 정의당은 반대, 국민의당은 유보상태 입니다. 이제까지 와는 다른 형태의 한반도 대치 양상이 전개 될 것 같습니다. 정부의 김이수 헌재 소장 임명안이 국회에서 두 표차로 부결되었는데 이는 헌정사상 초유라 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험난한 앞날이 예고 됩니다.

9월 12일(화), 새벽 다섯시부터 부지런 떨어 지인 부부와 함께 서울을 벗어나 인천 연안 부둣가를 향했습니다. 인천에서 페리에 차와 함께 올라 타 서해안 44Km의 파도를 가르며 두시간 가량 달려가니 아침의 신선한 공기와 함께 평화로운 '대이작도' 섬마을이 저희 넷을 맞아 주었습니다. 이 섬은 50여년 전 '섬마을 선생님'이라는 영화가 촬영 된 바 있는 섬이기도 합니다. 인구 260명에 섬을 가로지르는데 차로 15분 정도면 충분한 이 섬은 해양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섬으로 해변과 바위해안 섬 내 도로 등이 정결하게 정리 정돈 되어 있었습니다. 섬의 남서쪽 해안에 썰물때만 광활하게 나타나고 밀물때는 높은 곳도 15미터나 바다 물에 잠기는 '풀등'이라는 이름의 모래 둔덕을 맨발로 걸어 보았습니다.

9월 13일(수), 다음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산책 한 섬 북쪽 부아산 구름다리 산책길은 일품이었습니다. 함께 여행 간 모닝글로리 회장의 열성으로 전교생이 여덟인 섬의 초등학교 분교를 방문 해 선물을 전달하였습니다. 수업 광경을 보고 싶어 했으나 보안관계로 불가하다는 교사의 정중한 거절이었습니다. 한국 문구 제조업의 선구자로 자사의 제품을 달고 자란 아이들이 이제는 삼 사십 대가 되어 자녀들과 계속 찾는 모닝글로리의 회장은 섬마을 분교의 학생들 공부하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 했지만 그 성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섬마을 교사의 정중한 거절이 못내 아쉬웠습니다. 관광객들이 많은곳이라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것임을 인지 하면서도 이토록 민감해 진 한국의 현실이 안타깝기도 한 광경이었습니다. 전교생 여덟 학생 중 인근 섬에서 배로 통학하는 네 학생들에게는 정부에서 교통비로 학생 당 월 40만원씩 지급되고 있다 합니다. 학생 여덟에 인근에서 출퇴근 하는 '원어 민 교사'까지 선생이 셋이나 되니 '섬마을 가정교사' 학교인 셈입니다. 일박 하며 친해진 콘도와 식당 주인으로부터 새우젓을 선물로 받고 섬을 떠나 광명시의 엄청난 교통지옥을 통과, 서울 숙소에 도착 하여 미국에서 출장 왔다가 내일 떠나는 아들과 저녁을 하였습니다.

김이수 헌재 소장 임명 안 부결에 이어 박성진 중소기업부 장관 후보 청문회에서도 후보로 채택되지 않은 가운데 후보가 자진 사퇴하는 등 청와대의 인선이 혼선을 빚고 있습니다. 김명수 대법관 임명 동의안 역시 정당들의 이견으로 보고서조차 작성되지 않은 상태라 하여 청와대의 구멍 뚫린 인선과정과 야당들의 지나친 보이콧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9월 14일(목), 자유 한국당의 홍준표 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투표를 계획하고 있고 유승민 위원은 배은 망덕 아닌가고 말하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표는 서청원 의원 등을 박근혜 치마자락을 붙잡고 애원한다 폄하하고, 서청원 의원은 홍준표가 박근혜 팔아가며 출세하더니 이제는 당에서 퇴출 시키려는 패륜아라고 힐난합니다. 한국 보수들의 난맥상입니다. 아직 법정 심리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자진 탈당을 절대로 고려 안 한다는 의지를 보이며 어제는 최순실과의 법정 대질심문을 요청 했다 합니다. 강남의 서초도동 역 근처를 지나다 여자 당원들 몇 이서 태극기를 휘두르며 박근혜 석방하라는 시위를 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정부에서 UN산하 국제기구의 요청에 따라 북한에 800만불의 지원을 고려 중이라 합니다. 문제인 대통령이 CNN과의 대담에서 미국의 남한 내 전술 핵 배치나 남한 자체 핵개발에는 동의 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의 전술 핵 배치나 자체 핵 개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는 최근 발언과 UN안보리에 북한 제재안을 상정, 표결 시키면서 북을 압박하는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은 엄청난 반응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유당 몇몇 의원이 미국에 가 전술 핵 배치를 요구하고 있는 중에 미국의 매티스 국방장관은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 운운하며 핵의 위치를 북에 알리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며 북에서 그 위치를 전혀 모르는 게 적절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혼란 그 자체여서 왜 서울 사람들이 위기에 '둔감'해 지는지 알만 합니다.

9월 15일(금), 오늘 새벽 7시에 북이 평양 근처에서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3700Km 거리에 화성 12형 중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14일 전 보다 사거리를 1000Km 늘린 것이며 일부 방송에서는 소형 핵탄두의 모의 실험이 아닌가 하고 있습니다. 미디어들은 어제 결의 된 UN 안보리의 결정에 저항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닌가 하고 있으며 안보리 제재의 무용론도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어제 오후 6시에 북의 오늘 발사를 탐지 하고 있었다 합니다.

9월 16일(토), 버스로 마포에서 서초동까지 가는데 두시간 가까이 걸렸습니다. 잠수교 건너 고수부지에 수백의 청소년과 젊은이들이 무슨 페스티벌을 하는데 수많은 간이 음식점들이 들어 차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어 차들이 움직이지를 못하고 있는 거 였습니다. 작금의 한반도 정세와는 아주 먼 거리의 풍경입니다만 이것이 오늘날 한국의 현 주소 이기도 합니다. 제가 만나는 친구들마다 하는 말은. '그래서... 어쩌라 말이냐?!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으니 무감각 한 척 해야 되지 않느냐? 어제도 그랬으니 내일도 그렇겠지! 나만 당하나?' 이었지만 저 젊은이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래서 어쩌라고…. 나와는 관계없는 일인데... 오늘에 살자! 전쟁은 무슨!'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원 버스 안에서 노약자 좌석에 앉은 젊은 이들이 애를 안은 여자거나 노약자에게 자리를 전혀 양보하지 않는 것을 여러 번 목격하고 달라진 세태를 실감했습니다. 섬김의 예의 교육보다는 실리와 자기 만족의 성취에 급급하도록 '훈련'되며 자라온 이삼십 대와 어른이 어른답지 못해 경외심을 잃어가는 구세대들의 풍토가 어우러져 일어나는 한국의 총체적 그늘이 아닌가 합니다.

9월 17일(일), 3일 전 북에서 미사일 발사 후 한국군에서 방어력 시위를 하느라 쏘아 올린 두 발의 현무 2A 로켓 중 한 발이 불발이었다 해서 말썽이 많습니다. 핵 탑재 중장거리 대륙간 탄도탄 대량생산이 마무리 단계임이 북한 방송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남한 군사전문가들도 그 가능성을 인지하는 발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엊그제의 UN 안보리 제재안은 북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지 않으며 오직 중 러만이 북을 제재 할 수 있다는 중론입니다.

남측이 핵 없는 가운데 트럼프가 김정은과 '타협' 해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미국의 안전'을 추구, 북의 핵 국가 인정과 미군 철수가 행해질 때 핵 없는 대한민국이 처할 위치는 '참담' 그 자체라는 말 들이 미디어에서 나오고 있으며 국내 정당 간의 이전투구와 사사건건에서 발목을 잡는 정부와 야당 간의 원색적인 싸움은 국민에게 혼란과 실망을 안겨 주고 있습니다. UN 안보리가 북을 압박하는 와중에 문재인은 8백만불을 북에 보내려 하는 이색적인 상황입니다만 은밀한 극단의 군사 전략을 밑에 깔고 하는 문재인의 통 큰 행보 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역적이 될지 성군이 될지 기로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살충제 오염 계란 이야기가 미디어에서 완전히 사라져 이상하다 했더니 정부에서 철저히 보도 통제를 하고 있다는 얘기 입니다. 아니면 냄비처럼 한 번 들끓다 곧 식는 한국인들의 냄비 근성 이거나 워낙 심각해진 안보의 뒷전으로 밀린 게 아닌가 합니다.

9월 18일(월), 평화 협상을 추진하는 와중에도 압박 용 카드들이 거의 다 소진 되었고 김정은의 도발이 미국의 관용 한계점에 도달했 노라는 틸러슨 미 국방과 헤일리 UN주재 미 대사의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은 ICBM 14형 실전형을 배치하고 정상각도로 시험 발사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김정은을 '로켓 맨'이라고 비아냥대고 김정은은 트럼프의 말들을 '잡소리'로 받아 칩니다. 둘의 말 싸움이 점입가경 입니다. 시진핑은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만 모든 사태의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들 말 하고 있습니다. 북은 왕조 국가이기 때문에 김정은만 제거하면 된다 하여 소위 '참수부대'가 준비 되어 있다는 말도 있는 가운데 소형 핵 탄두인 전술핵이 아니라 북과 대등한 전략 핵이 있어야 된다는 말도 나오고, 북의 핵 폐기를 주장하는 마당에 남한의 핵 운운 하는 것은 북을 핵국가로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고 말 하는 이도 있습니다. 평화를 위해서는 전쟁준비를 해야 한다는 고언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 안보 특보인 문정인 교수는 오늘 기자와의 대담에서 미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더 이상의 핵개발을 동결하는 동시에 미군 철수도 고려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송영무 국방장관은 그것이 단지 문교수가 개인 의견으로 '지껄이는'것 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팔백만 불 대북지원을 고려하고 있고 말하고 있고 국방장관은 시기가 적절치 않다 하고 있어 일련의 엇박자 들이 '자중지란'을 빗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떠납니다.

휴스턴을 시작으로 45년 넘게 가까이 지낸 선배 부부가 춘천서 와 주어 반가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교수를 은퇴한 선배는 변함없이 정결하고 곳곳 한 인품에 저희는 늘 정을 느끼고 지내는 중에 아직도 그의 올 곳은 정의감은 팽팽하게 살아 있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선배는 북의 EMP가 서울이나 미국의 어느 도시를 커버할 만큼 위력이 있을 수 없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9월 19일(화), 김포 국제 공항 오는 길은 미세먼지로 온통 뿌얬습니다. 비행기 출발이 저녁 여덟 시라 매주 셋째 화요일에 모이는 석유 탐사 동문들의 점심 모임에 가서 보고 싶던 대학 은사님도 뵙고 낯익은 얼굴들도 만났습니다. 광화문 당주동 일대는 직장에서 점심에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로 붐볐습니다. 살아 있는 서울의 한 모퉁이를 보는 듯 했습니다. 보름 전 김정은의 수소폭탄 실험을 전후로 미 북 간의 상황이나 미 중 간의 상황이 많이 변한데다 UN 안보리를 의식한 북의 언행이 더욱 거칠어지고 괄괄한 트럼프와 미 수뇌들의 참을성도 한계에 도달 해 가는 듯 해 전쟁의 위협은 한 반도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것을 뒤집어 말하면 어느 곳을 가던 불안 해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지구가 공멸하는 전쟁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김포 공항에서 문병길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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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Re: 서울에 짐 풀고
on: October 17, 201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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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미사일의 높은 고도로부터 미국의 방어용 로켓 무용론으로 인하던지 북한의 소형 핵무기가 ISIS에 반출 되어 세계가 처할 또 다른 국제 테러의 공포로 인하던지 종국에 가서는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습니다만 트럼프가 시진핑(and 푸틴?) 과 모종의 협약을 하기 전에는 북한이 아무리 위험한 존재라 해도 선제공격은 못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최근 트럼프는 선제 공격의 빌미를 마련하고자 요격기를 NLL 을 넘어 비행 시키기도 하고 잠수함도 원산근처까지 선회 시키기도 합니다만 약은 Little Rocket Man은 대꾸하지 않는 ‘기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북한 선제 공격 시 북의 대응으로 인한 남한의 피해와 중 러의 필연적인 개입은 4강 어느 나라도 감당 할 수 없고 원치도 않는 상황일 것 입니다.

미국이 북한을 '사라지게' 하는 대가로 중 러와 흥정을 해서 트럼프의 북한제거를 '방관'하게만 할 수 있다면 위의 시나리오도 가능 하겠지요. 그러나 어찌 되었던 북한이 초토화 되는 수일 내지는 수시간 또는 수 분(?)의 과정에서 불모로 잡혀 있는 남한은 수백만의 희생자가 난다는 사실이 아찔하다 하겠습니다. 하기는 미국이 북을 공격 할 때 이미 한국 내 미국인은 없는 상활 일 테니 김정은에게 별 영양가 없는 남한 일 수도 있거니와, 혹자는 입 맛 도는 떡에 오물을 퍼부을 바보가 어디 있느냐는 순진한 바보론도 폅니다.

이 기회에 소위 세계 경제권 10위 안에 들어 있다는 ‘속 빈 강정’ 남한이 한 방 얻어맞고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와글거리는 정치꾼들과 들이닥친 풍요를 만끽하기에 정황이 없는 일부 촛불이 정신차리며 옹고집 보수 꼴통이 체통을 되 찾아야 된다는 자조의 말도 있지만 작금의 무기 위력을 보면 한국이 정신차릴 정도의 펀치가 아니라 완전히 뇌성마비나 평생 불구가 될 강한 펀치가 될 소지가 크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선량한 코리안이 무더기로 죽어가도 눈 하나 까딱 안 할 트럼프에 생각이 미치면 아연 긴장됩니다.

여하튼 북한이 무모한 도발을 계속하면 미국의 선택은 북한 자체를 종식시킬 선제공격 카드밖에 없을 것입니다. 중국이 궁극에 가서 살쾡이를 길러 놓으니 미친 호랑이가 되어 되려 물리겠다는 우려가 생기면 트럼프와 흥정을 하려 들겠지요. 아직은 UN안보리 전시용이긴 하지만 중국이 서서히 북에 경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도 미국과 '흥정'하기 위한 전초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작권을 되찾아야 북이 남한을 겁낸다는 며칠 전 해군 기지에서의 문재인 연설은 맞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비 대칭 군사력하의 남한이 고집하는 전작 권 회수(와 이에 따를 미군 철수 및 한미 공조 약화)는 허술한 '경제대국' 풍선에 바람 넣다 터지는 꼴불견이 되기 십상일 것입니다.

어찌 보면 문재인 정부가 저렇게 갈팡질팡하는 척(?) 하면서도 뒤로는 핵 전술력을 갖추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진행 해 놓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800만불 대북 원조나 대화접근 같은, 메아리 없는 이슈로 미국과 엇벅자를 계속 할리 없다는 생각입니다. 남 북 비대칭 핵 력 하에 평화 통일이나 연방제는 그 결과가 불 보듯 뻔할 텐데 탈 원전을 선언한 문재인은 나름대로 준비가 있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기억 될 훌륭한 대통령이 될지 나라를 갖다 바칠 배반의 대통령이 될지 갈림길에 서 있는듯 합니다. 현 정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되겠다는 안보 의식이 야당들 내에서도 조성되는 것 같아 보이기는 하나 여전한 당 간의 치졸한 싸움은 점입가경이고 극우와 극좌간의 볼품없는 이념공방은 이게 방사포의 총구를 40마일 곁에 둔 사람들이 할짓인가 개탄스럽습니다.

하기는 한반도를 놓고 자기 속 차리기에 급급한 4 강 틈바귀에서 문재인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지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도 합니다. 한국 홀대론(Korea Passing)은 지난 수세기 동안 환난의 시기에 한국이 늘 당해온 메뉴이기도 합니다. 가공할 '핵’이 버티고 있는 작금의 상황이 대한민국에게는 치명적인 재난이거나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기회의 갈림길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의 우수한 잠재력으로 후자가 될 희망을 가지나 북의 빗나간 '우수성'으로 자칮 공멸의 길을 달려가고 있을 뿐입니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서 남 북 간 군사력의 균형은 필수입니다. 균형을 잡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서라도 한국은 한미 공조를 소리 높이며 미국의 핵 우산 밑에 들어앉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문병길
10.2.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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