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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Topic: 경자년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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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경자년
on: February 24, 20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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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까지 멀쩡하던 RV의 발전기가 작동을 않는다.

발전기 콤파트먼트를 열어보니 맙소사 내부는 쥐 똥 천지에 전기선들을 갉아먹어 어떤 것은 피복이 벗겨져 있고 어떤 것은 끊어져 있다.

실은 며칠 전에 우연히 엔진 뚜껑을 열어 보다 쥐 똥이 사방에 널려있고 후드에 설치된 방풍용 스폰지를 사정없이 갉아놓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미국서 꽤 오래 살았지만 차에 쥐가 들어와 부품을 갉아 놓는걸 당하기는 처음 이어 황당하기 짝 없었다. RV는 1년도 안되어 홱토리 워런티가 있지만 쥐가 요절낸 것은 워런티가 커버 못한다 하기에 진공청소기로 쥐 똥을 청소하고 인근 쉐브롤레 딜러에 가 수리한적이 있었다. 쥐 똥은 바이러스가 있다 하여 딜러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요란을 떤다기에 내가 아예 치우고 가져간 거다. 딜러 직원이 비누를 넣어두면 쥐가 접근 않더라는 힌트를 주기에 후드를 열고 비누를 서너 개 자동차 엔진 실 여기저기에 찔러 넣어 두었다. 배선을 잘라놓진 않고 엔진 실 여기저기에 있는 고무 스폰지 판막이만 갉은 것이어서 시동은 잘 걸려 천만 다행이었다.

그게 불과 일주일 전이었는데 오늘은 갑자기 RV 발전기가 먹통이 되었다.

쥐 생원들이 발전기 속에 들어 가 요지경을 낸 거였다. 아뿔싸, 자동차 엔진에 쥐 생원들이 분탕칠 한 것에만 화들짝 놀랐지 발전기 쪽도 따스해 쥐 생원들에겐 좋은 놀이터라는걸 깜빡 했던 거다.

놀란 마음으로 유튜브를 열어‘전기 배선을 망가트리는 쥐(Rodents damage on car wiring)’를 검색 해 보니 관련 비디오가 줄줄이 나오는 거였다. 아 고마운 유튜브!. 유튜브는 DIY 참고자료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별의별 ‘처방’과 예방 조처 비디오가 나오는 가운데 내 눈을 끄는 것은 Peppermint 농축액을 물에 희석시켜 분무기로 엔진 구석구석에 스프레이 하라는 비디오였다. 아마도 쥐 생원들은 박하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모양이다. 그 외에도 마우스 블록커라는 전자제품도 있기는 한데 배터리 터미널에 연결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어 일단은 민트를 써 보기로 했다.

그러나 페퍼민트 진액을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홈디포에 가보니 Rodents block mint 주머니가 있어 일단 사 놓고, 민트 진액을 사기 위해 몇 군데를 돌다가 결국은 오개닉 식품점인 ‘스프라웃(Sprouts)’ 그로써리에서 가까스로 구하고, 분무기를 사 물에 탄 후 엔진과 발전기에 흠뻑 뿌렸다. 발전기는 기계 내부 깊숙이 손이 닿지 않는곳의 선들을 갉고 끊어 놓아 정비소에 맡길 때까지는 서생원들이 더 분탕칠 치지 못하게 조처를 해 놓기 위해서였다.

요사이 새 차의 배선들은 제조 공장에서 공정상 땅콩기름을 사용해 피복하는 바람에 쥐들이 맛있어 갉아댄다 하며, 자칫 큰 수리비가 들어 간다 하는데, 자동차 보험들은 Rodents Damage를 커버하지 않는 게 통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RV를 인근의 ‘캠핑월드’정비소에 가져가니 발전기를 몽땅 들어 내 수리해야 한다면서 무려 천여 불의 견적이 나왔다. 산지 일년도 안 된데다 총 두어시간 쓴 새 제너레이터가 10년 넘게 쓴 셈이 되었다.

경자년 쥐띠의 해에 겪는 난생 처음의 경험이자 조그만 쥐가 나에게 가한 아픈 펀치였다. 쥐 같은 놈이 아니고 바로 쥐 놈 이었다.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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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 Re: 경자년
on: June 9, 2020,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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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들이 자동차 전선을 갉아 대는 것을 막기 위한 도구들은 이외로 많이 있었습니다.

쥐들이 싫어하는 고주파 소리를 발생하는 것도 있고 엔진 룸 안에서 일정 간격으로 역시 쥐들이 싫어하는 불빛을 쏘아 주는 전자 제품들, 혹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해 주는 제품들도 있는데, 크기는 화장실 손 비누 또는 그보다 약간 작은 정도 입니다. AA 나 AAA 배터리로 작동하거나 차의 배터리 터미널에 연결 하는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홈디포 같은 하드웨어 스토어나 이 베이, 아마존 닷 컴 등에 다양합니다. 저도 즉시 이것들을 사서 설치 했지요.

자주 사용하는 차량이 아니고, 차를 파킹 해 놓는 장소가 잔디나 수풀이 인근에 있다던 지 낙엽 등이 쌓여있던지 하면 설치 해 놓는 것이 안전 하겠지요. 기구 설치에 삼 사십 불 투자 하는 게 쥐 생원을 엔진 룸에 초대 해 갑자기 차가 먹통이 되는 낭패를 막는 길이 아닌가 합니다.

지인 중 하나는 캠핑 다니다 산 중에서 밤을 보낼 때 후드를 조금 열어 놓는다 합니다. 그러면 산 속의 쥐나 다람쥐가 빛이 들어오는 엔진 실에 침투 해 분탕질을 칠 확률이 적어진다 하드군요. 뭐 어쨌든, 경자년도 이미 반이 지나고 있으니 내년에는 모든 차량이 쥐 생원의 전선 갈기로부터 안전 하겠지요.

말 나온 김에 이 쥐 생원의 분탕 칠로 인해 겪은 또 하나의 뜨끔한 에피소드 하나 얘기 해 볼까 합니다.

쥐들이 망쳐놓은 엔진 실 후드의 에어 가이드 플라스틱을 주문하려고 비치 블로바드 북쪽의 쉐비 딜러에 RV를 끌고 갔을 때 겪은 일입니다. 그러니까 쥐 생원과 인연을 맺은 직후 경자년 초의 일이지요. 딜러의 커스토머 진입로는 드높은 천정에 대형 트럭도 거뜬히 들어가게 되어 있고 입구에 달리 경고를 주는 표지판도 없어 아무 생각 없이 RV를 부품 오더 문 앞에 대고 일을 본 후 차를 계속 진행, 출구 쪽으로 나가는데, 아뿔싸 차의 천정에서 뭔가 긁히는 소리가 나는 거였습니다.

황망히 차를 세우고 밖에 나가보니 웬 커다란 기구가 높은 건물 천정으로부터 쇠 봉을 통해 약 6-7 피트 정도 밑으로 내려와 매달려 있는 거였습니다. RV는 운전석 위에 U-Haul트럭처럼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엑스트라 침실을 구비하고 있는 터라 윈쉴드 바로 윗 시야를 약간 가리는 경향이 있는 중, 부품 사무소 문만 두리번대며 진입하던 저는 매달린 이 기구에 눈길을 못 주고 바로 그 직전에서 차를 세우고 일을 보았던 것입니다. 비누를 엔진 실에 넣어두면 쥐가 접근 안 한다더라 는 부품 판매원의 재래식 힌트에 솔깃 하면서 차에 올라 전진하다 벌어진 일이지요.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RV를 후진하고 보니 RV지붕과 매달린 딜러의 기구가 약간 긁힌 게 전부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딜러는 보험회사에 만여 불의 수리비를 청구한 거였습니다. 십중팔구는 그걸 온통 새것으로 갈았겠지요. 그 기구는 진입하는 커스토머 차량들의 후론트 얼라인먼트를 쳌크하는 기구라는데, 아마도 서비스 접수원이 고객들에게 데이터를 들이대며 고객은 생각도 않은‘고객 주머니 털잇거리’앵벌이 기구 중 하나일 것입니다. 무슨 수리건 딜러에서는 여느 정비소보다 거의 두 세 배를 청구 하니 하는 말입니다.

사건 직후 19피트 높이의 입구와 총장 150피트의 긴 커스토머 접수 차량 진입로 도중에 경고문도 없이 높은 천정으로부터 6피트 길이의 파이프에 매달린 시설물을 사진으로 찍어 보험회사에 보냈었지만 어쨌던 시설물을 부딪친 건 RV운전자의 과실이므로 보험회사로서는 딜러와 논쟁을 할 수 없다는 답장이었습니다. 저 또한 천정에 무엇이 달려 있는지 미리 살피지 않은 불찰이 있었기 때문에 입을 다물고 말았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해서 갱신된 보험 프리미엄이 60% 뛰었는데 보험회사는 뛴 이유까지 자상한 설명서를 첨부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니 뭐니 해서 캠핑장마다 셧다운 되어 꼼짝도 못하는데 쥐 생원들만 신이 나 있습니다. 저들의 해 이니 할 말 없지요. 그러나 엔진실의 전기 배선을 갉지 않은것이 다행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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