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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 예비선거 개표 현황이 알려지기 시작하자 몇몇 어르신들이 필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영 김 후보가 2등 했으니 떨어진 것 아닌가요?” 캘리포니아의 Top-Two 제도에서는 정당과 관계없이 많은 표를 얻은 상위 두 후보가 본선에 진출한다는 설명을 드리자, 이번에는 이런 질문이 돌아왔다. “그럼 앞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짧은 대화였지만, 그 질문 속에는 한인 사회가 미국 정치에 참여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고민이 담겨 있었다.
개표 결과에 의하면 CA-40 선거구 본선은 같은 공화당 소속 켄 칼버트 의원 과의 대결로 치러진다. 새롭게 재획정된 선거구는 영 김 의원이 활동해온 오렌지카운티뿐 아니라 켄 칼버트 의원이 1992년 첫 당선 이후, 17선을 하고 있는 리버사이드카운티 지역이 넓게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 대결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지역 기반과 정치적 네트워크를 가진 두 공화당 현역 의원들의 경쟁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 김 의원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접전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며 경쟁력을 입증해 왔지만, 이번에는 선거구 조정에 의해 새로운 유권자 지형 속에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 특히 유권자의 절대다수가 비(非)한인인 만큼, 선거의 성패는 특정 민족 커뮤니티의 지지 여부보다는 ‘공화당 내부 당심 및 중도 표심’을 누가 잡느냐‘와 ‘누가 더 지역 주민들과 밀착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영 김 의원의 강점은 비교적 온건한 보수 성향이며, 이민자 출신이라는 배경, 그리고 소상공인과 지역 현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다양한 계층과 소통해 왔다는 점이다. 반면 상대 후보는 연방하원의원 17선 관록의 정치 경험을 통해 단단한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어 결코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어느 후보가 더 넓게 유권자 연합을 구축하느냐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의미를 특정 후보 개인의 당락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 한인 사회의 관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선거를 통해 ‘어떤 정치적 역량을 보여 줄 수 있느냐’이다. 정치권이 주목하는 것은 단순한 인구 규모가 아니다. 등록 유권자가 얼마나 되는지, 실제 투표 참여율은 어떤지, 선거 때마다 얼마나 많이 참여하는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다시 말해 정치적 영향력은 인구수가 아니라 참여율에 의해서 결정된다.
바로 이번 선거를 통해 한인 사회가 잘 짜인 조직에 의해 움직이는 유권자 공동체임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시민권을 취득했으나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은 주민들에게 등록을 독려하고, 20~30대 유권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며, 우편투표와 조기투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느냐를 떠나 한인 사회 전체의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 될 수 있다.
또한 정치 참여는 투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지역사회 공청회 참석, 시의회와 교육위원회 회의 방청, 주민 의견 제출, 자원봉사 활동 등 일상적인 시민 참여 역시 중요한 정치 활동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선거철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평소 지역사회에 얼마나 꾸준히 관심을 갖고 참여하느냐에 의해 유지된다.
특히 한인 사회는 이제 연방의원 한두 명을 배출하는 데 만족할 것이 아니라 차세대 정치인과 공공 지도자를 육성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시의원, 교육위원, 각종 위원회 위원, 비영리단체 지도자 등 지역사회 곳곳에서 활동하는 인재들이 꾸준히 성장할 때 정치적 영향력도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우리는 아시아계 커뮤니티는 물론 다양한 인종·민족 공동체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오늘날 미국 정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커뮤니티들은 자신들만의 이해관계에 머물지 않고 지역 전체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연대를 구축해 왔다. 치안, 교육, 교통, 소상공인 지원, 주거 문제 등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과정에서 신뢰와 영향력이 형성된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 영 김 의원의 본선 진출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를 계기로 한인 사회가 얼마나 높은 투표 참여율과 시민 의식을 보여주고, 얼마나 조직적이고 책임 있는 공동체로 성장하느냐에 있다. 선거는 하루로 끝나지만 정치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꾸준한 참여와 책임 있는 시민의식,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한 장기적 투자 속에서 비로소 커뮤니티의 영향력이 형성된다.
이번 11월 3일 선거를 향한 적극적인 참여가 특정 후보의 승패를 넘어, 한인 커뮤니티와 우리 지역 사회가 하나 되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발판이 된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축적되는 경험과 참여 문화야말로 앞으로 한인 정치력 신장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타운 뉴스 2026.6.5. Vol 1633 안창해 타운뉴스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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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문병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