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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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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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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byungk
(@moonbyung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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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게 살자
 

새벽녘에 잠이 깼다.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책상 앞에 앉았다. 한 가지 질문이 떠올랐다. ‘내 인생은 지금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 때까지 내 머릿속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단연 매주 쓰는 이 칼럼이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할지 고민하고, 문장을 고치고, 다시 읽고 또 고친다. 일주일 내내 붙잡고 씨름한다. 덕분에 하루가 훌쩍 흘러간다.

그렇다고 지금 내 삶의 궁극적인 의미가 '칼럼' 그 자체는 아니다. 칼럼은 내게 주어진 중요한 ‘일’이자 책임일 뿐이다. 15년 전에도 나는 매주 칼럼을 썼고 지금도 쓰고 있다. 해야 할 일이기에 묵묵히 할 뿐이다. 일은 삶을 채우는 중요한 축이지만, 삶의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과연 내 삶의 진짜 의미는 무엇일까. 인생 그 자체에 정해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삶의 의미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답안이 아니라 내가 살아가며 스스로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의미는 나이에 따라, 처한 환경에 따라 달라지고 변해간다. 오늘 중요했던 일이 내일은 별것 아닐 수도 있고, 한때 인생의 전부처럼 붙잡고 있던 일도 시간이 흐르면 그저 지나가는 기억 속의 한 장면으로 남기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거창한 답은 없다. 내게 삶이란 특별한 목적지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경주라기보다, 오늘 내게 맡겨진 역할을 다하면서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는 과정에 가깝다. 굳이 내 삶의 자세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나는 오래전부터 ‘재미나게 살자’를 선택해 왔다.

한 번 사는 인생이다. 정답도 없는 인생의 의미를 찾고자 고민하며 살기에는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너무 짧다. 곁에 있는 사람들과 소소하게 웃고, 마음 편한 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이웃과 친구, 선후배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최근 가까이 지내던 두 부부가 각자의 길을 선택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한 부부는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하려 서로 애썼지만 끝내 별거에 들어갔고, 또 다른 부부는 오랜 세월 쌓인 생각의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이별에 이르렀다. 함께 식사하고 여행하며 누구보다 다정했던 이들이었기에 씁쓸함이 더 컸다. 한때는 가족처럼 가까웠지만, 관계가 어긋나면서 자연스레 연락도 끊기고 각자의 삶으로 멀어졌다.

그 모습을 보며 새삼 깨달았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은 영원할 것 같지만 참으로 유한하다. 관계도, 환경도, 우리의 마음도 끊임없이 변한다. 붙잡고 싶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다 붙잡을 수는 없다. 그렇기에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이 더없이 소중하다. 언젠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함께 마주 앉은 오늘이 더 귀한 법이다. 괜한 자존심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품고 있어 봐야 아무 소용없는 미움 때문에 소중한 시간을 허비할 이유는 없다.

삶 자체에 정해진 의미는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저마다 자신의 삶에 스스로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간다. 누군가는 비즈니스의 성공에서, 어떤 사람은 자녀와 가족에게서, 또 다른 누군가는 봉사와 신앙에서 삶의 이유를 찾는다. 어느 것 하나 정답이 아닐 이유가 없다. 중요한 것은 그 의미를 남이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선택한다는 점이다.

나는 여전히 ‘재미나게 사는 삶’을 선택하고 싶다. 거창한 행복이 아니라 부담 없이 마음껏 웃을 수 있고, 반가운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를 편하게 나눌 수 있으며, 서로에게 작은 힘이 되어줄 수 있다면 그날은 충분히 잘 산 하루라고 믿는다. 인생은 생각보다 훨씬 짧다. 붙잡을 수 없는 것에 마음을 오래 묶어 둘 필요가 없다. 만나면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과 함께 웃으며 살아가는 편이 훨씬 낫다.

나는 ‘토맥회’에서 많이 웃는다. 이 모임은 은퇴한 다섯 사람과 아직 현직에 있는 두 사람이 토요일 아침, 동네 맥도날드에 모여 커피를 마시는 소박한 모임이다. 특별한 주제도 없고, 목소리를 높일 필요도 없다. 그냥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웃는다. 누가 무슨 이야기를 꺼내든 웃음으로 이어진다. 십여 살의 나이 차이는 웃음 앞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 모두 소년, 소녀가 되어 잘도 웃는다.

새벽에 스스로에게 물었던 삶의 의미를 나는 토요일 아침 맥도날드에서 찾는다. 함께 웃을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참 좋다.

타운뉴스 2026.7.27.  안창해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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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길 옮김


 
Posted : 29/07/2026 9:55 am